지하철 파업|농성 노조원 2천 3백여 명 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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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 지하철이 분규진통 23일만에 끝내 파업으로 묶여 버렸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서울시와의 최종 협상마저 결렬됨에 따라 l6일 오전4시를 기해 전면파업을 단행, 서울시내 4개 노선의 지하철 정상운행이 마비됐다. <관계기사 3, 13, 14, 15면> 노조파업으로 서울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기는 지난해 6월17일(90분 중단)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는 16일 아침 국철구간인 1호선을 포함, 일부구간만 운행시키는 등 전체 지하철 60%정도를 비상 운행시키는 한편 시차제·비상수송대책 등에 나섰으나 출근길의 시민들은 큰 혼잡을 빚었다.
검찰과 경찰은 파업농성을 봉쇄한다는 방침에 따라 이날 오전6시25분 경찰 6천여 명을 투입, 서울 용답동 지하철 군자차량기지창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던 노조원 2천3백44명을 연행, 서울시내 25개 경찰서에 분산 조사중이다.
검찰은 연행자중 사전구속 영장이 발부된 정윤광 노조위원장 등 7명을 포함, 30여명을 구속할 방침이며 나머지 사람들은 근무 복귀서약서를 받은 뒤 훈방할 계획이다.
경찰은 노조원들의 기물파괴·운행방해에 대비, 1만5천명의 병력을 동원 서울종로 5가 지하철 지령 실을 비롯, 중요시설과 지하철 각 역에 대한 경비강화에 나섰다.
서울시와 서울지하철 공사는 파업노조원들에게 l7일 오전4시까지 직장에 복귀, 정상 근무토록 직장복귀 명령을 내렸다.
노동부는 기존집행부가 구속되더라도 지하철 노조 측과 긴밀히 접촉, 사후수습책을 마련하는 한편 노동 위의 중재결정을 빠른 시일 안에 내려 조속한 시일 내에 분규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지하철파업은 서울시와 지하철노조가 15일 낮 4시간40분간 벌인 막판 협상에서 평행선 대화로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결렬된 후 노조 측이 노조본부가 있는 서울 용답동 군자차량기지를 중심으로 농성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15일 오전 11시5분부터 오후 3시45분까지 4시간40분간 서울 시청 소 회의실에서 고건 서울시장 중재로 서울시 측 대표 8명과 정 노조위원장 등 노조대표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막판협상에서 노조 측은 지난 8일의 협상결렬 이유였던 시장의 합의 문 보증서명 요구 외에 ▲호봉 재 산정 시행시기를 지난 8일 합의한 4월30일에서 이 달 급여일인 20일로 앞당기고 ▲이번 분규와 관련, 농성·시위 중 지하철 공사기물 파손 및 무임승차 강행주도혐의로 공사 측이 경찰에 고소한 노조간부에 대한 고소취하 ▲공금횡령혐의로 구속중인 배일도 전노조위원장 석방 ▲김명년 사장 퇴진 등 4개항을 추가 요구, 서울시는 ▲호봉 재 산정 시기를 앞당기고 ▲시장의 보증서명은「지난 8일의 합의 문을 지하철 공사 측이 이행토록 확인. 감독하겠다」는 공 한문으로 대신해 여기에 시장 사인을 찍겠다고 제의했었다.
시 측은 그러나 나머지 요구사항들은 시장 권한 밖의 문제로 노사간이 합의할 일이 아니라며 거부, 노조 대표들이 회의장을 퇴장해 버려 결국 결렬, 파업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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