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폐수업체 ‘펑’ 폭발…유독가스 누출로 근로자 4명 의식불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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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에 있는 폐수처리업체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근로자 7명 중 4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28일 오후 1시 8분 황화수소 누출로 폭발…기준치보다 10배 높아 #부산소방본부 “폐수처리 과정에서 고농도 황화수소 발생으로 폭발 추정”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1시 8분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있는 ‘선양엔텍’ 공장 2층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황화수소로 추정되는 유독가스가 누출됐다. 당시 폐수 작업을 하던 근로자 7명 중 4명이 유독가스를 흡입하고 곧바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4명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응급실로 이송했다.

응급실 도착한 이후 호흡과 맥박이 없던 4명의 근로자는 오후 2시쯤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다. 의식은 여전히 없는 상태로 생명이 위독하다.

28일 오후 1시 8분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있는 폐수처리업체 '선양엔텍'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근로자 4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사진 부산경찰청]

28일 오후 1시 8분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있는 폐수처리업체 '선양엔텍'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근로자 4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소방본부 류승훈 119상황실장은 “현장조사 결과 작업장 안의 황화수소 농도는 후각이 마비되는 150ppm으로 측정됐다”며 “당시 폐수처리 과정에서 황화수소가 발생했고, 농도가 높아져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경상을 입은 운전기사와 이사를 상대로 현재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황화수소를 작업장 유해물질로 규정해 8시간 가중 평균치는 10ppm, 단기간 노출허용농도는 15ppm을 작업환경 조건으로 규제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지점으로부터 반경 100m까지 주변을 통제 중이다. 황화수소가 주변으로 퍼지지 않아 주민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8일 오후 1시 8분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있는 폐수처리업체 '선양엔텍'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근로자 4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사진 부산경찰청]

28일 오후 1시 8분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있는 폐수처리업체 '선양엔텍'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근로자 4명이 의식불명 상태다. [사진 부산경찰청]

황화수소는 수소의 황화물로 악취를 가진 무색의 유독한 기체이다. 황화수소는 독성이 강해 고농도 가스를 많이 흡입하면 세포의 내부 호흡이 정지돼 중추신경이 마비되고 실신하거나 호흡정지 또는 질식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석유 정제공정이나 펄프 공장, 염료·공업약품·의약품 원료, 대도시 하수 또는 쓰레기장 등에서 인위적으로 발생한다.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에 노출되면 인체에 치명적이다.

2004년 설립된 선양엔텍은 직원 14명의 영세업체다. 2014년 방지시설 운영일지 허위 작성으로 환경부에 적발되기도 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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