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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블로그에 남겨진 '자폐2급 아이 미혼모'의 댓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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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송언석 의원 블로그 캡처]

[사진 송언석 의원 블로그 캡처]

'한부모가정 예산 삭감'을 주장한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블로그에 항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는 자신을 미혼모라 밝힌 네티즌의 절절한 사연도 있어 눈길을 끈다.

27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송 의원 블로그에 달린 비판 댓글을 소개했다. 서 부대표가 소개한 댓글은 자신과 떨어져 있지 않으려는 자폐2급 아이를 8년째 키우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다.

A씨는 "지금까지 일을 할 수 없었는데 아이를 돌봐줄 도우미가 오시면 취업을 하려 했다. 그런데 어제 청천벽력 같은 소릴 들었다. 아이를 위한 예산, 한부모 가정을 위한 예산을 국회에서 전액 삭감한단 얘기였다"며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평생 수급비로 살고 취업도 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려 잠도 제대로 못잘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는 어찌 살아야 할까요 의원님? 이대로 아이 하나만 바라보고 정부에서 한부모 가정 양육비 13만원과 아이 아빠가 주는 양육비 총 63만원으로 죽을 때까지 아이 하나만 바라보고 살까요"라며 "의원님 이름을 잊지 않겠다"고 울분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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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송언석 의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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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부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은 국민에게 제대로 돌려 드려야하는 것이 국회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좀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더 내고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주도록 배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정애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모든 걸 국가가 책임 지는 것 곤란하단 한국당의 주장인데 저출산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며 출산장려금 2000만원 일시불 지급, 아동수당을 월 30만원으로 늘리겠다고 주장한 분은 다름아닌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산과 아동보육을 위해 수십조의 예산 투입을 주장한 자유한국당이 한부모 가정 아동을 위한 61억은 한푼도 지원할 수 없겠다는 한국당의 정체를 밝혀 달라"고 말했다.

[사진 송언석 의원 블로그 캡처]

[사진 송언석 의원 블로그 캡처]

앞서 송 의원은 국회 예결특위 소위에서 61억 3800만원 규모의 한부모 가정 시설 지원 예산 중 61억원 삭감을 주장했다. 이에 김용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저희 직원들이 시설을 방문했더니 공통적인 현상이 한부모 시설에 있던 아이가 나중에 보면 고아원에 가게 된다"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송 의원은 "감성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는 것은 차후에 영향을 미친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31일 송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김천 주요 사업 추진을 위해 국비 827억원을 확보했다고 홍보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그를 향한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송 의원의 블로그에는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참을 수가 없어 한마디 하러 들어왔다. 지역구 토건 예산에는 수백억씩 쓰면서 꼭 필요한 한부모가정 예산 60억은 왜 깎나" 등의 비판 댓글이 600건 이상 이어지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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