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철책선 걸으며 관광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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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남북 분단 이후 반세기 동안 민간인의 발길이 닿을 수 없었던 비무장지대(DMZ) 철책선을 걸어서 관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남북한 병력이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철책선을 사이에 둔 채 대치하고 있는 최일선 분단 현장을 국내외 관광객들이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안보관광 전문 여행사인 ㈜국제문화서비스클럽은 23일 "경계병이 경계를 서는 DMZ 철책선을 따라 걷는 일정이 포함된 관광 상품을 사상 최초로 개발, 다음달 3일부터 운영할 예정으로 최근 군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DMZ 도보관광 구간은 판문점에서 동쪽으로 5㎞ 정도 떨어진 연천군 지역이다. 관광객들은 유엔사에 등록된 DMZ 전문 안내요원의 설명을 들으며 1㎞ 정도 철책선을 따라 걷게 된다.

그 다음에 민통선 내 승전 전망대 방문, 신라 마지막 왕릉인 경순왕릉 관람, 황포돛배 타기, 1.21 무장간첩 침투로 견학, 임진각 자유의 다리 견학 등의 안보관광이 이어진다.

출발에 앞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견학하는 시간도 준비된다. 서울에서 출발해 버스로 이동하며 관광한 뒤 되돌아 오는 코스의 총 소요시간은 10시간으로 짜여 있다.

군 초소를 관광용으로 새롭게 단장한 승전 전망대에서는 북측 초소는 물론 개성지역 전경과 비무장지대의 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고랑포 포구~리비교 간 임진강 하류 3.5㎞ 구간에서는 관광버스를 타고 검붉은 돌기둥 모양의 적벽 등 민통선 지역 임진강 유역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사 측은 "남북 분단의 현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학생들에게는 안보 교육의 생생한 현장이 될 뿐 아니라 실향민들에게는 망향의 한을 달래는 관광코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 확인을 위해 희망 여행일 사흘 전까지 예약해야 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정기 출발하며 평일은 30명 이상 단체 관광객에 한해 수시로 출발한다. 참가비는 초.중.고교생 3만3천원, 대학생 및 일반인은 3만5천원. 문의 02-749-0256.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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