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동안 기내에 갇힌 승객들…환자 속출 후 문이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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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착륙한 뒤 5시간 동안 기내에 갇힌 상황. 에어부산 BX798편 기내(왼쪽)과 에어부산 여객기(오른쪽) [독자제공=연합뉴스, 중앙포토]

인천공항에 착륙한 뒤 5시간 동안 기내에 갇힌 상황. 에어부산 BX798편 기내(왼쪽)과 에어부산 여객기(오른쪽) [독자제공=연합뉴스, 중앙포토]

25일 오전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에어부산 국제선 여객기 9편이 기상악화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으로 회항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이 기내에서 5~7시간 넘게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고, 오랜 시간 기내에 대기하며 결국 환자까지 속출했다.

이날 에어부산과 해당 항공편 승객들에 따르면 승객 188명을 태운 에어부산 BX722편은 캄보디아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새벽 김해 공항에 짙은 안개가 끼어 인천으로 회항했다.

여객기는 아침 8시 30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여객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승객들에 따르면 기내에 머문 약 7시간 동안 물과 음식 등이 제때 제공되지 않았다.

결국 환자가 속출했고, 구급차로 환자가 이송된 뒤에야 승객들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BX722편을 포함해 에어부산 여객기 9편에서 공통으로 일어났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오전 3시 10분 출발해, 오전 6시 10분 부산 김해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BX798편 역시 인천공항에서 5시간을 대기했다. 이 여객기에는 206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가운데는 당뇨병 환자, 어린이, 노인 등 노약자도 있었다.

승객들에 따르면 항공기 기장은 기내방송으로 "김해공항의 기상악화로 출발이 어렵다. 날씨가 나아지는 대로 출발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되풀이됐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기장과 부기장은 하루 8시간 이상 비행기를 운항할 수 없다. 대체 항공편이 오면 갈아타고 부산으로 가셔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BX798편 승객들은 인천공항 착륙 5시간 뒤인 오전 11시 40분에야 여객기에서 내렸다.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은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다시 항공편으로 김해에 도착했다.

에어부산 측은 인천공항의 보안상 입국 허가 문제와 승무원이 8시간 초과 근무할 수 없는 규정 등이 겹쳐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고 밝혔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김해공항 날씨가 오전 10시쯤 좋아진다고 해 인천에서 조금 대기하다가 부산으로 오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인천공항이 당초 도착공항이 아니어서 보안 문제로 승객들을 비행기에서 내려드리기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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