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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카롱·미들렌…‘#할매입맛’ 타고 해외 디저트보다 인기 끄는 전통 디저트

중앙일보

입력

해외 유명 베이커리 중심이었던 디저트 시장에서 전통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30~40대 젊은 대표들이 전통 디저트를 재해석해 새롭게 내놓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져 ‘명절 음식’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생활 속 디저트로 자리를 잡았다.

청년떡집에서 개발한 다양한 크림떡. [사진 청년떡집]

청년떡집에서 개발한 다양한 크림떡. [사진 청년떡집]

'강정' 팝업스토어 백화점 디저트 매출 1위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팝업스토어로 문을 열었던 ‘강정이 넘치는 집’은 압구정본점 디저트 브랜드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유명 디저트 매장을 모두 제친 것이다. 9~10월에는 한 달 매출을 2억원 가까이 끌어올렸다. 초콜릿, 흑미, 견과류, 말린 과일 등 다양한 재료를 넣은 견과류 스틱(영양 바)이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이북식 인절미와 찹쌀 브라우니도 내놓으면서 20·30세대의 발길도 이어졌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강정이 넘치는 집' 팝업스토어에 인파가 몰렸다.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강정이 넘치는 집' 팝업스토어에 인파가 몰렸다. [사진 현대백화점]

‘강정이 넘치는 집’을 이끄는 황인택(36) 대표는 2009년부터 강정 장사를 시작한 젊은 경영자다. “강정 같은 전통 디저트가 건강 디저트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며 “12명의 젊은 셰프들이 전국 유명 산지의 재료들을 맛보고 실험하면서 새로운 디저트를 내놓았고, 포장과 패키지 디자인도 해외 유명 디저트 못지않게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명절 음식' 꼬리표 떼고 1년 내내 인기

대구 월배시장에서 시작해 녹차와 바나나를 넣은 절편으로 인기를 끄는 ‘돌쇠떡집’은 지난 5~8월 현대백화점에서 하루 평균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현대백화점 디저트 팝업스토어 중 가장 높은 매출이다. 해외 디저트 매장이 즐비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도 ‘미담앙꼬절편’, ‘떡공방형제’ 등이 디저트 매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롯데백화점도 전통 디저트 팝업스토어가 다른 매장보다 2배 이상 매출이 나오자 점차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전통 디저트 팝업스토어는 명절에 집중적으로 열었지만, 최근에는 일 년 내내 백화점들이 앞다퉈 유치하고 있다.

돌쇠떡집에서 판매하는 앙꼬절편과 바나나절편. [사진 현대백화점]

돌쇠떡집에서 판매하는 앙꼬절편과 바나나절편. [사진 현대백화점]

'#할매입맛' 트렌드 확산

전통 디저트 바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더 뜨겁다. 전통의 맛을 좋아한다는 뜻의 ‘할매입맛’ 트렌드가 전통 디저트 열풍을 이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할매입맛’을 검색하면 5700여개의 게시물이 뜬다. 언뜻 빵처럼 보이는 예쁜 퓨전 떡이나 호떡 같은 전통 주전부리 사진과 후기가 잇따라 올라온다.

인스타에서 '#할매입맛'을 검색하면 먹음직스러워보이는 다양한 전통 디저트 사진이 뜬다.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에서 '#할매입맛'을 검색하면 먹음직스러워보이는 다양한 전통 디저트 사진이 뜬다. [인스타그램 캡처]

그만큼 전통 디저트 시장이 다양해졌다는 의미다. 떡보다 빵 맛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공략한 새로운 퓨전 스타일 전통 디저트가 속속 등장했다.
‘청년떡집’의 별명은 ‘SNS 대란떡’이다. 지난 14일에 콩가루를 고물 뿐만 아니라 소에도 가득 넣은 '인생떡'을 출시했는데 3일 만에 1000세트가 완판됐다. 옥수수와 크림을 넣은 마약떡부터 녹차크림떡, 오레오크림치즈떡, 카카오크림떡, 티라미슈크림떡, 인절미 꿀호떡 등 20·30세대 입맛에 맞춘 퓨전 떡이 인기를 끌고 있다. 떡 온라인 쇼핑몰 자이소에서는 떡 사이에 크림을 넣어 마카롱처럼 보이는' 떡카롱'을 판다. 마들렌 형태의 떡인 '미(米)들렌'도 개발했다.

떡으로 만든 마카롱 '떡카롱' [사진 자이소]

떡으로 만든 마카롱 '떡카롱' [사진 자이소]

홈쇼핑·온라인 쇼핑몰로 유통망 확대

게다가 유통망이 크게 확대됐다. 과거에는 전통 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통 디저트가 백화점뿐 아니라 홈쇼핑·온라인을 통해서도 활발하게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9월 현대홈쇼핑은 청년떡집 방송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약 3000세트가 팔려나가 1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통 디저트 업체가 자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포털사이트와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떡은 시장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2년 509억원에 머물렀던 떡 소매점 매출은 지난해 112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통 디저트를 재해석하는 제품이 잇따르면서 젊은 세대는 거부감이 줄어들고 기성세대는 추억을 떠올리면서도 새로운 것을 접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특히 온라인과 SNS 등 마케팅 채널을 확대한 것이 시장을 키우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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