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소재 제약받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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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방송 민주화에 따른 전반적인 자율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방송 작가의 절반 이상이 주제 및 소재 선택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 방송 작가 협회 (이사장 김수현)가 지난해 12월20일부터 올해 1월20일까지 1달간 실시한 「한국 방송 작가 실태 및 여론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 조사는 모두 2백59부의 설문지를 우편으로 배포하고 이 가문데 회수된 1백14부를 분석자료로 활용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방송 작가들은 「평소에 쓰고 싶은 주제를 쓰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56·3%가 「못쓰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방송국의 규제」를 꼽은 대답이 41·3%였고 그 밖의 이유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음」 (19%) 「제작 여건 미비」 (14·3%) 「실무자들과의 가치관·시각 차이」 (11·1%) 「방송국에서 상업적 가치를 강조하기 때문」 (6·3%) 「집필할 여유가 부족」 (4.8%) 「정치적 이유」 (3·2%)의 순으로 나타났다.
소재 선택의 자유에 대해서는 「매우 자유롭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전무하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가 24·6%, 「그저 그렇다」가 25·4%였다. 반면 「비교적 자유롭지 못하다」가 40·4 %, 「대단히 자유롭지 못하다」가 9·6%로 나타났다.
작품 집필시 당면하는 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작품 구상 시간 부족」이 전체의 30·7%를 차지했으며 이밖에 「연출가나 그 밖의 방송국 사람의 비현실적인 요구」 (26·3%) 「작품이 반드시 재미있어야 한다는 원칙」 (17·4%) 등도 비교적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방송 문학의 사회성에 대한 동의 정도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작품은 궁극적으로 작가가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의 반영이어야 한다」는 문항에 「아주 그렇다」 (38.6%) 「대체로 그렇다」 (56·1%)로 대부분이 동의했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 노정 되고 있는 제반 사회 문제들을 작품 속에 반영해야 한다」는 문항에는 「아주 그렇다」(39·5%) 「대체로 그렇다」 (45·6%) 등으로 앞의 문항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작가들은 1년 평균 약12편의 작품을 집필하고 있으며 타 직업과 경직하고 있는 사람이 42·1%에 이르고 있다.
이밖에 작가들이 평소에 쓰고 싶은 주체는 「휴머니즘」 (57%) 「사회 문제」 (33·3%) 「역사 문제」 (21·1%) 등의 순이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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