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수호 '아줌마의 힘' 210㎞ 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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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성의 힘을 모아 일본의 독도 침탈야욕을 분쇄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여성 33명이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서 독도까지 210㎞의 동해바다를 수영으로 횡단하는 '항의 수영'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 수영장에서 열린 독도 수영횡단팀 선발대회에서 선수와 예비선수로 뽑힌 여성 40명이 한자리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익진 기자

(사)한국청소년생활체육협회와 국민생활체육전국수영연합회는 올해 광복 61주년을 기념해 8월 1~15일 사이 기상상태가 가장 적합한 날을 잡아 4박5일간 릴레이 수영횡단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행사는 세계 최장거리 수영 횡단이며 정식 선수가 아닌 국내 생활체육 여성 동호인으로만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참가 인원을 33명으로 정한 것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을 기린 것이며, 여성만으로 한 것은 유관순 열사의 애국 정신을 오늘에 되살린다는 의미에서다.

허성윤(52.국민생활체육전국수영연합회 부회장) 총감독 "이번 프로젝트는 전 세계에 독도가 대한민국의 땅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수영 테스트 등을 통해 참가를 희망하는 여성 수영동호인 237명 가운데 선수 33명과 예비 선수 7명 등 40명을 공개 선발했다. 선수의 연령은 21세부터 58세까지 다양하며 대부분이 주부다.

최고령 참가자인 박성숙(58.서울 성동구 옥수동)씨는 "대한민국 여성의 강인함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한.일 간에 심화되고 있는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독도가 대한민국 땅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또 주경옥(36.경남 김해시 장유면 삼문리)씨는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군이 조선을 침략하자 여성들이 행주치마에 돌을 담아 나르며 왜군을 물리쳤지만 이제는 수영복에 행주치마 대신 태극기를 두르고 독도 수호에 나서는 것"고 말했다.

선수들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특수 제작된 가로 6m.세로 12m.깊이 5m의 안전망 속에서 수영하고 500m씩 나눠 1인당 5.8㎞가량 험한 동해 바닷길을 헤엄치게 된다.

이들은 독도 횡단을 마친 뒤 독도선착장에서 수영복 위에 태극기를 두른 채 애국가를 함께 부르고 '독도 입맞춤' 행사도 연다.

고양=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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