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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노재욱 "한 번 옮겼는데 두 번, 세 번 어렵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OK저축은행전에서 교체투입돼 승리를 이끈 우리카드 세터 노재욱. [사진 한국배구연맹]

17일 OK저축은행전에서 교체투입돼 승리를 이끈 우리카드 세터 노재욱. [사진 한국배구연맹]

5년차 세터 노재욱(26)이 빠르게 '네 번째 팀'에 적응하고 있다.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노재욱의 활약 속에 2연승을 달렸다.

우리카드는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19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0-25, 29-27, 25-20, 25-15)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 4연패에 빠졌던 우리카드는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하며 4승5패(승점13)가 됐다. 5위지만 3위 OK저축은행(6승3패, 승점 17)과는 승점 4점 차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전력에서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된 세터 노재욱. [사진 한국배구연맹]

한국전력에서 우리카드로 트레이드된 세터 노재욱. [사진 한국배구연맹]

OK저축은행전에선 세터 노재욱의 활약이 돋보였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2세트 초반 주전 유광우 대신 노재욱을 투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m91㎝의 장신 노재욱은 높은 타점에서 토스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다양한 공격옵션을 활용했다. 2세트 듀스 상황은 이날 플레이의 압권이었다. 22-23에서 나경복의 파이프(중앙 후위공격)로 득점을 올린 데 이어 23-24에서도 나경복의 백어택을 한 번 더 썼다. 호흡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상대의 의표를 찔러 어떻게든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아가메즈의 공격과 윤봉우의 속공을 번갈아 써 상대 블로커를 분산시켰다. 적장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도 "노재욱이 들어왔을 때 대비가 부족했다. 양쪽이 살아나면서 아가메즈의 공격이 활력을 찾았다. 우리 블로킹이 잘 되지 않으면서 막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은 "노재욱이 투입되면 공격 패턴이 다양해진다. 토스를 높은 데서 하기 때문에 상대 분위기를 빼앗아왔다. 트레이드를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웃었다.

현대캐피탈 시절 노재욱.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캐피탈 시절 노재욱. [사진 한국배구연맹]

노재욱은 벌써 세 번이나 팀을 옮겼다. 2014-15시즌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전신)에 지명된 노재욱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정영호와 함께 권영민과 2대1 트레이드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노재욱은 현대캐피탈에서 세터 출신 최태웅 감독의 지도를 받아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함께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 7월 현대캐피탈이 전광인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한국전력로 옮겼다. 그러나 한국전력 생활은 4개월 만에 끝났다. 우리카드가 최홍석을 내주고 노재욱을 데려온 것이다.

신 감독은 "새로운 팀에 와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노재욱의 활약을 반겼다. 노재욱은 "한 번 옮겼는데 두 번, 세 번 못 옮기겠느냐"고 미소지었다. 이어 "아직 호흡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 선수들이 도와줘서 이겼다. 감독님이 주신 기회를 채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노재욱은 "빨리 팀에 적응해야하는데 선수들이 많이 도와준다. 아가메즈와 (윤)봉우 형과 대화를 많이 한다. 특히 봉우 형이 많이 도와주신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선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코트에 많았다. 선배로서 함께 끌어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노재욱과 유광우를 불러 면담을 했다. 신 감독은 "재욱이가 가야 할 길은 멀다. 공격수에 맞게끔 토스를 해야 한다. 특히 볼끝을 살린 토스를 좀 더 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하산해도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노재욱은 "사실 저는 별 말을 하지 않고 들었다"고 웃으며 "감독님이 볼 끝을 살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광우 형이랑은 사실 이야기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감독님이 둘이 선의의 경쟁을 하라고 하셨고, 윈윈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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