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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노조」 난방 끄고 파업|고덕 주공 9단지-임금 인상 요구 첫 실력 행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고덕 주공 9단지 아파트 관리 노조가 파업에 돌입, 1천3백20가구 주민 6천여명이 영하의 날씨 속에 난방·온수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추위에 떠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아파트 관리 노조의 전면 파업은 처음 있는 일로 생산 업체 파업과는 달리 난방·온수 공급 등 주민들의 겨울철 주거 생활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명일동 257 고덕 주공 9단지 아파트 관리 노조 (위원장 김남철·34) 조합원 41명 중 28명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28일 밤 12시부터 아파트 관리 사무소 지하 보일러실을 점거, 난방·온수 공급을 중단하며 파업을 시작, 1일 새벽부터 예정된 난방 시설을 작동시키지 않고 온수 공급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새벽부터 전기 장판과 석유 난로 등 난방 기구를 급히 마련하기도 했으며 특히 노인들과 어린이들이 감기에 걸리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 주민 김재영씨 (28·여)는 『갑자기 새벽부터 추워져 평소와 다름없이 잠자던 식구들이 모두 감기에 걸렸다』고 불평했다.
노조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상여금 2백%, 기본급 20% 인상과 단체 협약 체결 등 3가지를 요구하며 주민 대표들과 6차례 협상을 벌였었다.
노조는 협상 과정에서 상여금 인상 주장을 철회하고 기본급 14·7%인상만을 요구하며 28일 오후 8시 주민 대표들과 만났으나 주민들은 임금 7% 인상안을 제시, 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을 시작했다.
노조 측은 협상 결렬에 대비, 지난 1월17일 쟁의 발생 신고를 한 뒤 2일 오후 4시 『오후 8시부터 파업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서울시와 서울 지방 노동 위원회에 제출했었다.
이 노조는 지난해 9월23일 설립돼 경비원·전기·영선·보일러공 등 관리 요원 84명 중 41명이 가입해 있으며 경비원 24만3천1백원, 보일러공 31만5천5백원 등의 월급을 받고 있다.
한편 1월 하순 한때 파업을 벌였다가 지난달 24일부터 부분 재파업에 들어간 목동 아파트 1단지 노조도 2일 열릴 예정인 주민 대표자 회의에서 임금 15% 인상 등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3, 5, 6단지 노조와 연대 파업에 들어갈 움직임이어서 아파트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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