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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운동의 새로운 출범|전국 조직의 「전농연」 결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전국 규모의 통합 농민 운동 단체로 1일 발족한 「전국 농민 운동 연합」은 전국 1백39개 군 중 92개군 농민회가 창립 멤버로 가입했다. 해방 직후 창설됐다 해체된 「전국 농민 조합 총 연맹」이래 처음인 전국적 농민 운동 조직이다.
60년대 이후 국내 농민 운동의 양대 산맥을 이루어온 「가농」 (한국 가톨릭 농민회·66년 창립)과 「기농」 (한국 기독교 농민회·78년 창립)이 산파역을 맡아 그 출범은 「그 동안의 농민 운동의 결산이자 앞으로 농민 운동의 출발로 볼 수 있다.
66년 「가농」 창립으로 전기를 맞았던 한국의 농민 운동은 76년 함평 고구마 사건, 79년 가농 안동 위원장 오원춘씨 사건 등을 겪으면서 양적 성장과 질적 변화를 겪어왔다.
84년 함평 농우 회원들의 전두환 전대통령 방일 반대 시위, 함평·무안 마늘·양파 생산비 보장 대회, 85년 전국 20개군 농민들의 소 값 폭락 항의 및 농산물 수입 저지를 위한 농우 행진 시위, 최근의 고추 수매 요구 시위와 수세 폐지를 위한 전국 규모의 대규모 시위까지 농민 운동은 단순한 생존권 요구의 차원을 넘어 정치적 성격이 부각되어왔다.
「가농」 「기농」, 그리고 각 지역 농민 대표들은 6·10운동, 양대 선거 후 지난해 11월24일 대전 가톨릭 농민 회관에서 「농민 운동 대표자 회의」를 열어 전국적인 역량의 결집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아 「농민 운동 연합 준비소위」를 구성했다. 2월16일엔 대표 10명이 모여 농민 운동 연합 결성 준비 위원회를 만들어 2차례의 회의를 거쳐 정식으로 전국농민 운동 연합을 발족시켰다.
전국 농민 운동 연합은 그 동안 독자적으로 활동해온 각종 농민 단체들을 올해 안에 기본단위인 군 조직에 통합시켜 도별 조직을 결성하고 내년까지는 명실상부한 단일 농민 조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전농련」은 자주·민주·통일의 지표 아래 『소수의 서클을 중심으로 한 운동 형태를 버리고 대중 노선의 조직과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농련」은 결성 선언문을 통해 자주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에게 뜨거운 형제가 되며 풍요로운 농촌·통일된 조국을 위해 진군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농민 대중의 각종 투쟁 및 조직화 적극 추진 ▲토지 문제·농산물 가격 보장 등 농민의 요구를 선전하고 조직화 ▲민중의 정치적 권리와 자주 민주 통일의 대의 실천 ▲민중 운동 진영의 결속 강화 등을 행동 강령으로 채택했다.
「전농련」은 또 농민 문제 해결을 위해 「범 애국 전선」을 형성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으며 실제 조직에서도 「전민련」 총대의원 1천1백3명 중 2백31명이 「전농련」의 핵심인 농민 대표로 구성돼 있는 점에서 두 단체의 연대 투쟁은 올해 정국의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직화된 농민 파워가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석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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