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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통과 도전 또 도전… 미 PGA 투어 청각장애 골퍼 케빈 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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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국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장에서 2일(한국시간) 열린 미 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1번 홀에서 한 흑인 선수가 버디를 잡아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그는 박수 소리를 듣지 못했다. PGA 투어의 유일한 청각장애 골퍼인 케빈 홀(23).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들리지 않는 환호에 답했다.

두 살 때 뇌척수막염을 앓아 청각 기능을 잃은 홀은 장애인학교에 다니던 아홉 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그는 1년도 되지 않아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재능을 보였다. 16세 때 고향인 신시내티의 한 골프장에서 만난 타이거 우즈가 "나중에 투어 대회에서 만나자"고 격려해 더욱 힘을 냈다고 한다. 오하이오주립대 최초로 장학금을 받는 흑인 골프 선수가 됐고 2004년에는 미국 대학 대회의 우승컵을 안기도 했다. 홀은 지난해부터 PGA 투어에 초청선수로 출전하고 있지만 아직 컷을 통과해보지는 못했다.

2일에도 첫 홀 버디의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이후 보기 여섯 개와 더블보기 한 개로 79타(7오버파)를 쳐 106명 중 101위에 그쳤다. 그러나 홀은 "골프는 화내려고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인생을 즐기려고 하는 운동"이라며 "올해 많은 경험을 쌓아 내년 PGA 투어 출전권을 얻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이승만(26) 선수가 청각장애를 딛고 골프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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