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해 “한때 저희 당의 지도자였던 분이 철학을 바꾼 것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요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며 “어제도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을 언급하며 소득주도성장을 좌편향 경제철학이라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때 저희들의 지도자, 저희 당의 지도자였던 손학규 대표께 거꾸로 여쭙고 싶다”며 “본인 철학과 소신을 왜 바꿨나. 우리 사회에 ‘저녁 있는 삶’이라는 화두를 던진 게 손 대표인데, 지금은 노동시간 단축을 두고 과도하고 획일적인 규제 강화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저녁이 있는 삶’은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때 손 전 고문이 내세웠던 공약의 핵심 구호로 주목을 받았다.
김 의장은 “소득주도성장을 좌 편향이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본인이 국민에 약속한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좌 편향 경제정책이었는지부터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가 지난해 대선 때는 최저임금을 3년 내 1만원 인상하겠다고 주장했는데, 지금은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김 의장은 이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도 비판했다. 그는 “홍 전 대표가 (북한에 보낸) 귤 상자에 귤만 있다고 믿는 국민이 어디 있냐고 얘기했다”며 “모든 국민은 귤 상자에는 귤이 들어있다고 믿는다. 다른 물건이 들어있을 거라고 의심하거나 믿는 사람은 홍준표와 자유한국당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왜냐하면 과일 상자에 다른 물건이 들어있는 것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차떼기 사건’에 빗대 홍 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김 의장의 옆에 있던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는 “홍 전 대표의 발언으로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대기업에서 자금을 거둬 현금 수백억을 트럭에 실어 나른 한국당의 차떼기 사건이 기억난다”고 거들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 11일 청와대가 북한의 송이버섯 선물의 답례로 제주산 귤을 북측에 보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어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라며 “이미 그들은 남북 정상회담의 대가로 수억 달러를 북에 송금한 전력도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