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 넘기는 연극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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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공연 1백회를 넘기는 장기 공연물들이 최근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극단 로열씨어터의『금관의 예수』가 지난 18일로 4백 회를 돌파한데 이어 극단 하나의 『바쁘다 바뻐 2』가 22일로 3백50회를 맞았다. 극단 신협이 전용 소극장인 황정순 극장 개관작품으로 내놓은『타인의 방』도 25일로 1백회의 기록을 세우게 되며, 극단 산울림의 『하나를 위한 이중주』또한 3월4일로 1백회를 맞게된다.
이들 작품은 모두 국내 초연작품인 것이 공통점. 「톰·켐핀스키」원작의『하나를…』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모두 창작극이다.
김지하 작 『금관의 예수』는 종교가 가난하고 박해받는 민중들을 위한 종교가 되고 있지 못함을 고발한 작품. 작년 4월부터 공연을 시작, 지방과 서울에서 매회 평균 1백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고 있는데, 극단 측은 3월6일 공연이 끝나면 2∼3일 휴식시간을 갖고 다시 공연을 시작, 3월25일까지 매월2회씩(오후 4시·7시 삼일로 창고극장)계속할 계획이다.
『바쁘다 바뻐 2』는 이길재씨가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한 것으로 넝마주이 껌팔이로 생활해 가는 한 빈민가정을 통해 사회의 여러 단면을 보여준 작품. 3백여 회를 계속했던『바쁘다 바뻐 1』의 후편으로 작년 8월 소극강 하나방 무대에 올랐던 이 작품은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4시, 7시 두 차례의 공연을 갖고 있다. 하루평균 2백50여명의 관객이 몰려들고 있는데, 극단 측은 『관객이 찾는 한 계속하겠다』는 입장.
최인호 원작의『타인의 방』은 직장생활에 전념하다가 결혼 생활에서도 소외되고 마는 한 남자의 고독을 묘사한 작품. 생명체인 주인공은 동상으로 굳어져가고 가구·혁대·파라솔 등 무생물이 살아 움직이는, 다분히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이다.
연출자 전세권씨는『런던의 성마틴 극장이「애거사·크리스티」의 『쥐덫』만을 공연하고 있듯이 작품을 황정순 극장의 기본 레퍼터리로 하여 장기적으로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를…』은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는 음악가가 한 의사의 인간적 애정에 감응하여 회생하게된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 지난해 12월14일 개막, 지금까지 1만8천명의 관객이 몰려드는 성과를 거두었다.
당초 윤석화 신구 두 중량급 연기자가 콤비를 이루었으나 지난 21일부터 신구씨 대신 최종원씨가 참가, 3월26일까지 공연(소극장 산울림, 평일 오후7시, 토·일요일 오후3시·7시)한다.
장기공연을 통해 새로운 스타도 탄생되고 있는데 이종렬씨(33·『금관의 예수』거지 역)는 그 대표적 케이스.
이처럼 장기 공연물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해 연극계에서는 「반가운 현상」으로 일단 환영하면서도 일부 작품에서 보여지듯 1백% 공연성과가 아닌 점을 감안, 계속적인 작품 보완이 이뤄지기를 희망했다.<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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