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해도 무소식" 또 규제개혁 요구한 재계…신재생·원전 보완도 건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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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12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12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이 정부에 파격적인 규제개혁을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기업·국민의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생명·안전 등 필수 규제를 빼고는 원칙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12일 서울시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역대 정부마다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현장에선 규제개혁 효과를 느끼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국민 기본권 보장 관점에서 규제개혁을 바라보면, 국민 삶의 질 향상이란 국정 목표에도 잘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의 회장단은 특히 성 장관에게 5가지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개혁을 비롯해 ▶반도체 업종에 쏠린 수출 편중화 현상 개선 ▶조선·철강·자동차 등 제조업 활력 제고 ▶노동 현장 애로 해소 ▶기업 경쟁력을 고려한 에너지 정책 등이다. 회장단은 "중소기업 수출 비중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반도체 편중화 현상을 벗어나 업종 전반의 수출이 활기를 띨 수 있도록 산업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런 재계의 요구는 현 정부의 핵심 경제 운영 방향 중 하나인 '소득주도 성장'이나 '탈원전' 정책 등과는 다소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상의는 최저임금이 어떤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도록 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 등을 주요 변수로 한 최저임금 결정 공식을 만들자고 제안해 왔다. 또 원전도 무조건 줄일 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이 서로를 보완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고, 새만금 신재생 클러스터, 저수지 수상 태양광 등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려고 하는 정부 기조와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성 장관은 재계 요구에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강조하며 일단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 장관은 "기업이 겪는 애로는 끝장을 본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정부와 재계가 힘을 모아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건의 사항들을 적극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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