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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경찰들...신발 훔치고, 병원 직원 폭행, 키스방 운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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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중앙 포토]

부산경찰청. [중앙 포토]

지난달 3일 오후 10시 4분쯤 부산 해운대구의 한 백화점 후문 하역장에서 부산 한 경찰서 지구대 소속 A(44) 경위가 운동화 3켤레(시가 21만원 상당)를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백화점 측으로부터 도난 신고를 받고 주변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해 A경위를 절도 혐의로 검거했다. A 경위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현직 경찰관 낯부끄러운 범죄 잇따라 저질러 #박운대 부산경찰청장 직접 대책 재발 대책 마련 나서

부산에서 잇따라 현직 경찰관들이 낯부끄러운 일을 저질러 도마 위에 오르면서 부산경찰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일에는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현직 경찰 간부가 물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료진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4시 42분쯤 부산 북구 덕천동의 한 병원 응급실 내에서 현직 경찰관인 B(57) 경정이 병원 직원 등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응급실서 간호사 위협하는 경찰 간부. [연합뉴스]

응급실서 간호사 위협하는 경찰 간부. [연합뉴스]

B 경정은 치료를 받다 원무과 직원(23)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의사(50)의 가슴 부위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B 경정은 전날 오후 마신 술로 인해 위경련이 일자 이날 오전 4시 16분쯤 아내와 함께 병원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경정이 목이 말라 물을 달라고 했으나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보고 있다. 간호사는 의사 지침대로 복통 환자에게 물을 주지 않았다.

응급실서 행패 부린 경찰 간부. [연합뉴스]

응급실서 행패 부린 경찰 간부. [연합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31일에는 C경정이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입건됐다. 지난 6월에는 D경장이 학교정화구역 내에서 이른바 키스방 등 유사성행위 업소를 운영하다 적발됐다. 같은 달 E 순경이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48%에서 승용차를 몰다 단속에 적발되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같은 경찰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낯부끄러운 일들이 너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경찰 전체의 명예를 훼손한 경찰에 대해서는 더 엄중하게 처벌을 해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음주 단속 이미지 사진. 본 기사와 연관 없음. [중앙 포토]

음주 단속 이미지 사진. 본 기사와 연관 없음. [중앙 포토]

부산경찰청(청장 박운대)은 7일 청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소집해 경찰의 일탈 행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4일 밝혔다. 이날 간부회의는 이례적으로 일선 15개 경찰서장과 청문 감사관 등이 모두 참석한다. 박 청장은 일탈을 한 직원이 소속된 경찰서의 경우 서장이 직접 사례를 보고 하고 해결방안까지 제시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박 청장이 취임 후 조직 내에서 인간미를 강조하며 각 경찰서의 자율성을 보장해 줬다”며 “하지만 직원들의 일탈 행위가 잇따르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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