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연가 내도, 문 대통령 올해 휴가 10일이나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하루 연가를 내고 청와대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지난번 유럽 순방 때 하루도 안 쉬고 (곧바로) 나오신 데다 곧 또 다른 순방을 앞두고 있어, 그야말로 휴식을 위한 연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휴가로 올해 들어 11일의 연차 휴가를 소진하게 됐다. 굵직한 외교 일정 전후로 휴가를 다녀오곤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평창 겨울 올림픽 폐회식 직후 올해 첫 연가를 냈다. 이어 6월 북ㆍ미 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두 번째 연가를 냈다. 같은 달 말 러시아 국빈방문을 다녀온 직후에는 감기몸살로 이틀간 연가를 내고 휴식을 취했다. 문 대통령은 7월 말~8월 초 충남 계룡대로 여름 휴가를 다녀오면서 5일간의 연차 휴가를 썼다. 가장 최근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참석 후 귀국길에 바로 경남 양산으로 내려가 하루 연차 휴가를 내고 추석 성묘를 했다.
문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전체 연가 일수는 총 21일이다. 앞으로 열흘 더 쓸 수 있지만, 휴가를 다 소진할지는 미지수다. 올해 남은 두 달 동안 수행해야 하는 외교 일정 등이 빡빡하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께 싱가포르에서 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있고 11월 말~12월 초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성사되면 관련 준비도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연가를 4일 더 사용해 올해 15일을 채우면 청와대 의무 권장률인 70%는 달성하게 된다. 청와대는 직원들에게 연차 일수의 70% 이상을 소진할 것을 권장하는 동시에 이를 성과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한 관계자는 “업무량이 많아 반차를 내기도 어렵다.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해 총 14일의 연가 중 8일(57%)만 썼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휴식이 곧 국가경쟁력”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실에서 이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이 오롯이 휴식을 위한 연가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여건이 어렵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 등 ‘경제 투톱’에 대한 교체 목소리가 높아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숙고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