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내가 이언주 당선 도왔는데…더러워서 피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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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왼쪽)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오른쪽) [뉴스1]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왼쪽)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오른쪽) [뉴스1]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최근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을 향해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근 이 의원이 "박정희는 천재", "나라 꼴이 독재"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경기 광명을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 이 의원은 복지 정책, 친노동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왔다. 그러나 2017년 국민의당 입성 후 보수층을 타겟으로 한 발언과 막말 등으로 주목받으며 보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이날 과거 자신이 이 의원의 정계 입문을 도왔다며 이 의원의 최근 행보에 섭섭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과거 이 의원에게 지역구를 내준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가 당시 이 의원을 '경기 광명'으로 데리고 가서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을 만나게 했다. 이후 호남 향우회 등을 동원해 (이 의원을) 당선시켰다. 그런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지금 이 방송을 듣고 (있다면) 제가 얼마나 이 의원을 좋게 얘기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이 지역구를 경기 광명에서 부산으로 옮기려고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뭐 어떻게 하겠느냐. 뛰어다니는데"라면서도 "그런데 싸울 사람하고 싸워야지,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엊그제 남북 정상회담 결과 보고 연설하러 부산에 갔더니, 이 의원 얘기를 많이 하더라"라며 "부산 영도에서는 엄청나게 화제가 됐다. 부산에서도 모두 이 의원이 오느냐고 묻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 발언이) 며칠 동안 가장 많이 본 뉴스에 올라왔더라. 어떤 의미에서는 엄청나게 화제가 됐다"면서 "노이즈 마케팅을 했든 어쨌든 인지도, 네임 벨류는 굉장히 올렸다. 홍보는 잘 됐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 의원은 "이 의원은 건들면 제가 손해이니 묻지 말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이에 진행자가 "이 의원 얘기가 곤란하시냐"고 물으니 박 의원은 "군번이 다른데 싸우면 제가 손해다"라고 답했다.

또 "이 의원이 전투력이 워낙 좋다"는 진행자의 말에는 "(혹시 이 의원이 들이받으면) 제가 웃고 피해야죠. 뭐가 무서워서 피합니까? 더러워서 피하지"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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