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문 대통령과 김성태, 어떤 얘기 나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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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마치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마치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했다.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당 의원들 좌석 쪽으로 퇴장했다. 맨 뒷줄에 앉아있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몇 걸음 먼저 다가가 문 대통령과 웃으며 악수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시정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환담 내용에 관해 문 대통령이 선거구제 개편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 5월 대통령이 5당 원내대표를 초치해 국회에서 선거구제 개편이 이뤄지면 대통령 권력 구조도 바꾸겠다는 약속 의지에 대한 시기가 도래했다”며 “제왕적 대통령 권력구조를 바꾸지 않고선 어려운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실 거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특단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 원내대표는 그러나 문 대통령과 밝게 인사한 것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시정연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민은 일자리를 잃고 직장 걱정으로 많이 아파하고 있는데 대통령께서는 일자리나 경제 상황이 악화하는 부분에서 전혀 다른 입장을 내고 있어 걱정”이라며 “특히 470조원의 수퍼 예산을 국민 혈세 지출에 대한 큰 걱정 없이 편성한 것 같아 마음이 좀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책임을 통감하고 국론을 하나로 모아나가면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국민 대통합을 요구하는 그런 목소리는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 “여전히 적폐청산, 포용, 나라다운 나라 말씀하시는데 공기업·공공기관·지방공기업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따른 고용세습 채용 부정비리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다는 사실은 현실을 너무 부정하는 거 아니냐”고 우려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과 달리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침묵을 지켰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칠 때까지 한국당 의원들의 박수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퇴장할 때 박수를 보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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