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환자 첫 직업병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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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발작적인 호흡곤란증세 등을 보이는 직업성 천식(천식)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염료 제조공장에서 집단발생, 산업현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환자는 인천시 석남동584의16 경인양행(대표 성악관)의 생산직인 배상휘(34·품질관리과) 길상환(37·합성과) 조홍주(31·동) 박병영(43·폐기물처리장)씨등 10명으로 배씨는 인천중앙길병원에, 길씨 등 5명은 인천세브란스병원에 각각 입원치료중이며 4명은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관계기사 14면>
지난해 9, 10월 발병해 인천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이들은 서울 연세의료원 홍천수 박사팀에 정밀진단을 의뢰, 12월말 직업성 천식 및 피부가려움증(배씨는 위장관 알레르기증상 추가)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며 인천지방노동청은 1월말 10명 모두를 직업병으로 인정, 산재요양 결정을 내렸다.
직업성 천식이 직업병으로 당국에 의해 공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세의료원측은 이들 환자들의 폐기능 정밀검사를 한 결과 배씨 등 9명은 이 회사 주생산품인 반응성 염료가루에 발작반응을 보였고 박병영씨는 아황산가스에 발작반응을 보여 염료분진 및 가스가 천식을 유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의료진들은 특히 생산직이 60명인 이 회사에서 10명이 발병한 것은 높은 발병률이라며 국내화학공장 전반에 대한 점검이 시급히 요청된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자신들 외에도 10명정도 환자가 더 있으나 치료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지방노동청은 집단발명 후 뒤늦게 이 회사측에 작업환경개선을 지시, 회사측은 지난해 말부터 10억원을 들여 합성시설 자동화 등을 하고 있다. 치료를 받고 있는 근로자들은 『작업장에 염료분진과 가스냄새가 가득해 기절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코 안에 물집이 생긴 후 혈관이 터져 코피가 자주 나오며 복부팽창증세까지 나타나는 지옥 같은 상황이었다』 고 했고 연세의료원 산업보건연구소의 작업환경 점검에서도 각종 유해물질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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