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자 대상 해직자 시위에 "시사하는바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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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구속대상자 미리 공개>
백화점속임수 바겐세일을 수사한 서울지검은 수사초기『백화점 대표들까지 구속해야 한다』며 크게 홍보하던 것과는 달리 실무자급 1명씩만 구속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지어 용두사미꼴.
검찰은 당초 『경제기획원의 고발이 없더라도 사기죄 적용이 가능할뿐 아니라 해당백화점마다 대표를 포함한 간부 4∼5명씩은 구속이 가능하다』고 기세등등 했으나 막상 신병처리 단계에 이르자 『공소유지가 어렵겠다』는 등 축소수사(?)로 발뺌에 급급.
검찰주변에선 이를 놓고 실무자들이 적용법규나 판례도 제대로 찾아보지 않고 국민여론만 의식해 수사착수단계부터 구속대상자를 미리 언급하는 등 경거망동해 수사를 망쳤다고 꼬집기도.

<대민 홍보강화 아득>
82년 국방과학연구소 해직자·가족 2백여명이 9일 국방부청사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인 유례없는 「사태」가 있자 국방부관계자들은 겉으론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하면서도 내심 심각한 표정들.
이는 시위대가 국회청원 심사위의 결정에 따를 것이며 결원 등이 있을 경우 우선적으로 재임용하겠다는 언질을 받고 조용히 물러나기는 했지만 군당국을 직접 대상으로 국방부·육본사이에서 시위를 벌인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큰 상징적 사건이란 인식 때문.
한 관계자는 『이러다가는 60년대처럼 국민학생까지 데모에 나서는 일이 생기는 것 아니냐』며 『시위가 만연·격화될 경우 군이 취할 입장은 과연 무엇이냐』고 우려섞인 반문.
한편 군당국은 이같은 일련의 상황타개를 위해서는 대국민 홍보 강화가 절실하다고 판단, 공보실 기능을 확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주위에서는 『맘에 안드는 보도가 나왔다고 명색이 공보장교가 기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한심한 작태가 시정되지 않는 한 대민 홍보의 실질적 강화는 요원한 얘기』라며 무엇보다 군 간부들의 진정한 의식전환이 중요하다는 지적.

<공안기관 참여 안해>
노동부는 연초에 발족된 유관부처합동의 「노동행정 개선대책반」이 5공화국시절 공안기관이 주도했던 「관계기관 노동대책회의」로 국민들에게 비쳐질 것을 우려해 9일 업무추진내용을 소개.
노동부는 『이 기구에 안기부·치안본부 등 공안기관은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기획원·상공·교통·동자부와 한국노동연구원·경총·노총이 참여한 가운데 ▲단체협약 및 임금관련자료개발 ▲방위산업·자동차 및 기계산업·운수업체·광산업체의 분규예방대책 ▲노동법개정검토 등을 하고 있다』고 공개.
노동부의 한 간부는 『과거 관계기관회의가 성고문사건 등으로 인식이 나빠서 그렇지 유관 부서가 모여 토의해보니 성과가 많았다』며 『합동대책반이 이달중 좋은 작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장담.

<인질은 신입생등록금>
명지대 서울캠퍼스는 학교당국과 학생들의 「등록금싸움」불똥이 신입생들에게까지 튀어 신입생들이 등록절차에 혼선을 빚는 등 곤욕.
총학생회측은 신입생등록 마감기간인 9일까지 1백20여명분의 신입생등록금을 88년도 수준으로 총학생회명의의 별도 은행구좌를 통해 납입 받아 등록금동결투쟁의 인질로 삼고 학교측과 협상을 벌일 태세인데 학교측은 4일 신입생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9일까지 신입생등록금을 학교지정 은행에 납입치 않을 경우 합격을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가 의외로 총학생회측에 등록금을 납입하는 숫자가 늘어나자 『추가등록기간을 정해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고 후퇴하는 등 대응에 안간힘.

<특검제 공세 전전긍긍>
법무부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때 본회의·법사위·5공 특위에서 검찰의 5공 수사에 대한 「융단폭격」이 있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답변준비에 철야작업.
법무부는 수사결과 미진을 들어 특별검사제도입공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특별검사제는 3권 분립에 어긋나는 위헌」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이외에 묘방이 없는 형편.
법무부주변에서는 또 지난해 5공 비리와 관련, 전두환씨 부부만 출국금지를 취하지 않으면서 정해창 전장관이 『출국하면 내가 책임진다』는 발언의 효력이 유효한지 여부를 질문할 경우 허형구 장관이 어떤 답변을 할지 큰 관심.

<학군이란 말에 넌더리>
해마다 학군제에 따른 고교배정이 끝나면 연례행사처럼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온 서울시교위는 올해에는 「양재천 이남지역 8학군 특혜배정」까지 말썽이 돼 9일 학부모2백여명이 몰려와 항의시위를 하자 『이제 학군이란 말만 들어도 넌더리가 난다』며 『고교입시를 부활하든지 말썽 많은 8학군을 없애든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푸념.

<국회공청회에 초긴장>
7월1일부터 전국민의료보험 실시를 앞두고 보험관리방식에 대한 각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10일 국회보사위에서 이에 관한 공청회가 열리자 보사부는 이 공청회의결과가 국회에서의 법안심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긴장.
보사부는 현재의 조합방식을 고수하며 조합규모를 광역화하는 모형으로 전국민 의료보험 실시를 준비하고 있으나 만약 이번 임시국회에서 의료보험법개정안 통과에 차질이 생길 경우 7월1일 실시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는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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