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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폭행 영상' 양진호 미래기술 회장, 경찰 합동팀 꾸려 수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웹하드 업체 1, 2위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을 폭행하는 등의 '갑질'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퍼지고 있다. 경찰은 양 회장을 음란물 방치와 폭행 등 혐의로 수사하기 위해 '사이버·형사 합동 수사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연합뉴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연합뉴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31일 양 회장의 폭행 등을 수사하기 위해 '사이버·형사 합동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갑질 폭행 영상 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그에 앞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불법 촬영물을 포함한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혐의(불법 촬영물 유포 방조 등)로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수사해 왔다.
경찰은 지난 9월 2차례에 걸쳐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웹하드 업체 '파일노리'와 '위디스크'의 사무실은 물론 양 회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웹하드 업체가 사실상 음란물 유통의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타파, '양진호 갑질 동영상' 보도 일파만파 #음란물 방치로 수사하던 경기남부청서 폭력 행위도 조사 #사이버부서에서 형사팀 지원 받아 합동 수사팀 꾸리기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도 양회장 폭력 사건 접수 돼

이런 가운데 지난 30일에는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양 회장이 사무실에서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욕설하고 뺨을 세게 때리는 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2015년 4월 찍혔다는 이 영상에선 해당 직원이 폭행을 당해 무릎을 꿇리고 사과를 강요당하는 장면도 나온다. 하지만 아무도 말리거나 항의하지 않는다. 영상 속 관계자는 "양 회장이 폭력 영상을 찍게 지시하고 이를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밝혔다.

탐사보도전문매체인 뉴스타파가 30일 공개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 영상. [사진 뉴스타파=연합뉴스]

탐사보도전문매체인 뉴스타파가 30일 공개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 영상. [사진 뉴스타파=연합뉴스]

뉴스타파는 31일에도 양 회장이 2년 전 강원 홍천 위디스크 연수원에서 진행한 직원 워크숍에서 살아있는 닭을 죽이거나 죽이도록 지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중년 남성 직원들에게 머리를 초록색, 빨간색 등으로 염색하도록 강요하고 술자리에선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막으며 술을 뿜을 때까지 먹이기도 했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이에 경찰은 양 회장의 폭력 부분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현재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팀을 따로 만들지는 않기로 했다. 이미 위디스크 등의 음란물 방치를 이미 수사하고 있던 사이버수사대에 광역수사대 형사를 추가로 투입해 합동수사팀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 뉴스타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 뉴스타파]

경찰 관계자는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 등을 고려해 사이버수사대가 음란물 유통 및 폭행 사건을 모두 수사할 예정"이라며 "합동수사팀은 기존 수사해 오던 양 대표의 불법 영상물 유포 등 웹하드 불법행위와 함께 최근 언론에서 제기된 폭력 행위 등 각종 범죄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 회장은 또 다른 폭행 사건에도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13년 12월 아내와 외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A씨를 동생과 지인 등을 동원해 폭행한 혐의(특수상해)로 조사를 받고 있다.
성남지청은 양 회장 일당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지난 4월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명령했다. 검찰은 조만간 양 회장 등을 소환해 고소인과 대질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수원·성남=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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