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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도 미세플라스틱 떠 다닌다…처리장서 100% 못 걸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한강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한강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미세플라스틱이 하수처리장 등에서 완전히 걸러지지 않고 일부가 한강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태진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한강 12개 지점과 하수처리장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조사한 중간 결과를 31일 ‘제15차 한·중·일 환경과학원장회의’에서 발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분석 결과, 한강에서는 ㎥(t)당 0~2.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농도 자체는 높지 않지만, 오스트리아 다뉴브 강의 경우 평균적으로 0.3개가 검출된 것과 비교하면 절대로 적지 않은 양이다.

박 연구관은 “한강 본류보다 중랑천, 탄천 등 한강에 유입되는 지류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며 “생활하수에 섞인 미세플라스틱이 하수처리장을 통해서 하천이나 강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탄천 하수처리장의 유입수에서는 t당 평균 323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하수에 섞인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 과정을 통해 99.99% 이상 제거된 뒤에 한강으로 방류된다. 하지만, 유입량이 워낙 많다 보니 방류수에서도 여전히 톤당 평균 14.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남아 있었다.

빨래·비닐 등을 통해 한강 유입 

국립환경과학원이 하수처리장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국립환경과학원이 하수처리장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 이하인 플라스틱 조각을 말한다. 각종 플라스틱 제품이 잘게 부서지면서 생성된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2년 2억 t에서 2015년 3억 2200t으로 급증했다.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미세플라스틱은 각종 경로를 통해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한강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을 성분별로 분석한 결과, 옷감 성분인 폴리에스터가 가장 많았다.
빨래하면 나오는 옷 먼지 입자가 하수를 통해 한강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프라이팬의 코팅제 등으로 쓰이는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과 비닐 성분인 폴리에틸렌(PE) 순으로 나타났다.

몰라서 더 위험한 미세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과 동물플랑크톤. [사진 그린피스]

미세플라스틱과 동물플랑크톤. [사진 그린피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굴·바지락·가리비·담치 등 4종의 섭취량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인의 연간 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은 212개라고 추산했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입자가 작을수록 인체에 흡수돼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역습 [이미지 강혜원]

미세플라스틱의 역습 [이미지 강혜원]

미세플라스틱 자체에 환경호르몬인 가소제 등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을 수 있고, 미세플라스틱이 다른 유해물질을 흡착할 수도 있다.
미세플라스틱 균열에 병원균이 붙어 자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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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 역시 0.1~0.3㎜ 크기의 작은 입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박 연구관은 “아직 한강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며 “한강에 서식하는 어종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파악하는 등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의 농도를 낮출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써는수돗물 정수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철저히 걸러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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