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한국 스피드·체력 굉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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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딘 지단(오른쪽)이 도미니크 빌팽 프랑스 총리에게 유니폼을 선사한 뒤 함께 포즈를 취했다. [클레르퐁텐 로이터=뉴시스]

프랑스 공.수의 핵이 한국에 대해 입을 열었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파리 남쪽 이블린에 있는 클레르퐁텐 국가대표팀 훈련센터에서 첫 공개 훈련을 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랑스 공격을 책임질 티에리 앙리는 "한국은 굉장한 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팀은 역습이 강하고 스피드.체력이 탁월하다"고 분석하며 "한국팀은 공을 잡으면 곧바로 앞으로 질주한다"고 말했다. 또 한 명의 스트라이커 지브릴 시세는 "비디오로 한국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평가전을 봤다"며 "한국이 무척 강한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세는 "2002년은 단순히 실수(조별 리그 탈락)였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증명하겠다"고 독일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오버래핑 뒤의 크로스가 일품인 오른쪽 윙백 윌리 사뇰은 "한국이라는 나라는 싫어하지 않지만 2002년 프랑스대표팀에 있으면서 내가 겪었던 악몽은 생각하기도 싫다"며 한.일 월드컵 조별 리그 탈락의 충격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한국을 두 번 이겼다. 프랑스 격언에 '같은 일이 세 번은 반복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는 자신 있다. 한국 공격수들이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도미니크 빌팽 프랑스 총리가 참석해 프랑스 대표팀에 거는 국민의 관심을 보여줬다. 빌팽 총리는 "프랑스 대표팀은 단순한 축구팀이 아니고 나라의 상징이다. 이겨서 국민에게 기쁨을 주는 대표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프랑스팀 선수들은 1시간30분가량 공개 훈련을 했다. 최종 엔트리 발표 뒤 그라운드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지는 공식 훈련이었다. 멕시코전에서 모처럼 풀타임 출전한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즈와 플로랑 말루다, 에릭 아비달은 실내에서 사이클을 타며 회복 훈련을 했다. 나머지 선수는 스트레칭과 패스 연습을 했다. 선수들의 모습은 자유로웠다. 두 명에서 5~6명씩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짝을 지어 제기차기를 하듯 즐겁게 축구공으로 '게임'을 했다. 동료가 실수를 하면 바닥에 구르며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도 보였다.

사뇰은 "새로 합류한 젊은 선수들이 웃고 떠들며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며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5 대 5 미니게임은 서커스를 방불케 했다. 공은 선수들의 몸에 붙어 있다시피 했고 어떤 자세에서도 슛을 하는 앙리, 어떤 위치에서도 상대를 제치고 공을 연결하는 지단의 플레이는 예술의 경지였다.

이블린(프랑스)=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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