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 아동뿐만 아니라 불우 아이들도 돕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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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스 워드가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아들 제이슨을 안고 '하인스 워드 복지재단' 설립을 발표하고 있다. 재단은 모두 220만 달러(약 21억원)의 기금으로 시작한다. 강정현 기자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가 29일 혼혈아동을 지원하는 '하인스 워드 도움의 손길 재단'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이 재단은 국내 혼혈아동에 대한 재정적.교육적 지원을 목표로 운영된다. 운영에 사용될 기금(220만 달러)은 워드가 100만 달러(약 9억5000만원)를 기부하고, 기아자동차.풍산 등 국내 기업이 120만 달러(약 11억4000만원)를 후원해 마련됐다.

워드는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번 한국을 방문해 혼혈아동을 만났을 때 가장 가슴 뭉클했고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아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아동복지재단을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단이 안정적인 운영권에 접어들면 혼혈아동뿐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전국의 모든 아동을 위한 재단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재단은 혼혈아 등 불우아동에 대한 재정적.교육적 지원을 중심으로 복지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컴퓨터.교재.놀이 기구 등 도움이 필요한 물품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운영 방침이다.

또 모범 학생에게 어머니 김영희(59)씨의 이름을 본뜬 '영희 워드 장학금'을 수여키로 했다. 워드는 "그동안 희생하신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표하고자 어머니 이름으로 된 장학금을 재단 내에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단 운영진은 주로 국내 인사들로 꾸려진다. '한국의 유명 인사와 기업체 경영진을 비롯해 혼혈인 차별에 반대하는 한국 내 인사로 이른 시일 내에 운영진을 조직한다'는 것이 워드의 구상이다. 재단 측은 7월께 운영진 구성, 지원 대상 선발, 구체적 기금 운영방안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워드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혼혈아동을 위한 특별메시지를 낭독했다. 그는 직접 작성한 메시지를 통해 "어머니가 나를 위해 희생한 것처럼 이제 내가 너희를 위해 그런 사람이 되어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워드 재단과 펄벅 재단(혼혈아동을 지원하는 국내 단체)과의 관계는.

"혼혈아동을 비롯한 모든 불우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독자적인 재단을 설립했다. 하지만 펄벅 재단과의 긴밀한 관계는 유지된다. 워드 재단 설립이 펄벅 재단의 기금 마련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혼혈인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별도로 추진 중인 것은.

"내 아들도 혼혈이다. 지난번 방문 때 혼혈아동의 생활 여건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이런 아이에 대한 적극적 지지와 후원이 차별 개선의 지름길이라고 본다."

-재단 규모가 얼마나 커질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로선 기부금을 많이 모으는 것이 최우선이다. 기부금 규모 등은 앞으로 운영진과 협의해 가면서 결정될 것이다."

정강현 기자<foneo@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 국내 혼혈아동 지원 실태=현재 국내에서 혼혈아동을 지원하는 단체는 펄벅 재단이 유일하다. 본사는 미국에 있다. 연평균 180여 명에게 월 5만~50만원씩 생계비와 교육비를 지원한다. 운영비는 주한미군, 미국 본사, 개인후원금 등에서 충당한다. 이번에 설립된 워드 재단은 자발적으로 설립된 혼혈아동 지원 단체로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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