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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꿈 부푼「망향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북녘땅에 계시는 부모님과 조상님들께 찾아가 뵈옵지 못하고 이곳 임진각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설날 세배를 드립니다』.
6일 낮12시 임진각 광장에서 통일경모회(회장 오훈칠·77)주최로 1천여명의 실향민이 참석한 가운데 제5회 망향경모제가 열렸다.
구정이 「민속의 날」로 지정된 85년부터 시작된 실향민들의 망향제는 올해「설날」이 되면서 예년의 두배가 되는 인파가 모여 성황이었다.
『외아들인 내가 할머니 병간호를 하고 계시던 어머니를 못모시고 나온 것이 끝내 평생 한이 됩니다.』
평남 평원군 한천면이 고향으로 1·4후퇴때 월남했다는 오훈칠 경모회장은 『최근 정주영 현대회장이 북한을 방문하고 친척을 만났다는 소식을 듣고 보니 막연하게만 여겨졌던 통일이 마치 손에 잡힐 듯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실향민들도 오회장처럼 실향에 대한 아픔과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한 걱정반 희망반의 표정들.
『고향이 없는 사람, 특히 고향이 있어도 갈수 없는 사람들의 마음 한 구석은 항상 텅 비어 있지요.』
황해도 재령군 남률면이 고향인 최병화씨(57·회사원·서울수유3동182)의 독백은 절실한 통일의 바람을 담고있었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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