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1승3패 벼랑 끝...류현진 등판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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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가 4점 차 열세를 뒤집고 LA 다저스를 이겼다. 보스턴은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4점 차 리드 지키지 못한 채 대역전패 #로버츠 감독, 매드슨 또 내보내 실패 #다저스 5차전 지면 류현진 등판 못할 듯

보스턴은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9-6 대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3차전에서 연장 18회까지 가는 소모전 끝에 패했던 보스턴은 이번 시리즈 최대 승부처인 4차전을 잡고, 3승1패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우승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6차전(31일) 선발로 내정돼 있는 류현진이 등판하지 못한 채 시리즈가 끝날 수도 있다.

보스턴 브록 홀트가 28일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9회 역전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보스턴 브록 홀트가 28일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9회 역전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보스턴은 4-4로 맞선 9회 초 다저스 불펜을 맹폭했다. 다저스 다섯 번째 투수 딜런 플로로가 7번타자 브록 홀트에게 2루타를 맞았다. 1사 2루에서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8번 타순에 대타 라파엘 디버스를 내보냈다. 디버스는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보스턴이 5-4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3번타자 스티브 피어스는 2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마에다 겐타로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3타점 2루타를 날렸다. 8-4. 4번타자 JD 마르티네스는 고의사구를 얻었고, 5번타자 젠더 보가츠가 좌중간 적시타를 날려 9-4로 달아났다.

다저스는 9회 말 마지막 공격 때 키케 에르난데스가 투런 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5점 차이는 다저스에게 너무 멀어보였다. 다저스가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3점 차로 졌다.

경기 중반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균형을 깬 팀은 다저스였다. 0-0이던 6회 말 1사 만루에서 상대 실책으로 선취점을 얻은 다저스는 6번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보스턴 선발투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로부터 스리런홈런을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푸이그는 두 팔을 들어 환호했고, 5만 여 다저스 팬들도 함께 만세를 불렀다.

LA 다저스 야시엘 푸이그가 28일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6회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LA 다저스 야시엘 푸이그가 28일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6회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호투했던 로드리게스가 5와3분의2이닝 만에 물러나자 다저스가 완전히 흐름을 탄 것 같았다. 두 팀은 전날 18회 말 연장전을 치러 불펜을 많이 소모했지만 그나마 다저스 구원진이 나아 보였다.

그러나 다저스의 ‘필패 패턴’이 또 이어졌다. 다저스 선발 리치 힐이 4-0으로 앞선 7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물러났다. 투구수 91개. 기대 이상의 호투였다. 후속 투수 스캇 알렉산더가 볼넷을 내주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라이언 매드슨으로 교체했다.

매드슨은 1차전에서 클레이턴 커쇼, 2차전에서 류현진을 구원등판해 승계주자의 득점을 허용한 바 있다. 전날 3차전에서는 3분의1이닝만 던졌다. 매드슨은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내야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미치 모어랜드에게 우월 3점홈런을 얻어맞았다.

매드슨은 2차전 류현진을 구원해 난타를 당했을 때부터 현지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자신감이 떨어진 그를 주자가 2명 이상 있는 상황에서 내보내는 로버츠 감독은 더 큰 원망을 들었다. 그러나 1, 2차전의 패턴을 4차전에서 반복하면서 다저스는 쉽게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다저스는 4-3으로 쫓긴 8회 초 마무리 켈리 젠슨을 투입했다. 전날 3차전에서 동점 솔로홈런을 맞고 승리를 지키지 못했던 젠슨은 이날도 1사 후 피어스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해 몇 년을 달려온 다저스에겐 허망하기 짝이 없는 패배였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기회를 놓치고 있는 로버츠 감독이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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