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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개발 제의에 허담 즉각 "환영" 표시|"남한 시베리아 개발땐 꼭 참여 시켜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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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9박10일간의 북한에서의 생활은 꽉 짜인 일정으로 매우 분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장은 지난달23일 평양에 도착, 공항에서 전금철 조국평화통일위 부위원장과 오문한 적십자 중앙위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체북 일정에 들어갔다.
방북 3일째인 25일 허담 정무위원과 최수길 대성은행 이사장겸 조선 아시아무역 촉진회 고문 등과 연쇄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회장은 허위원 등에게 처음으로 『금강산 지역을 들러보고 금강산을 관광명소로 공동개발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허담 등 북한측 관계자들은 『정주영 동포가 향토애와 나라의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 등으로 금강산지구를 공동 개발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는데 대해 환영한다』며 즉각 이를 수락.
또 여기에서 금강산을 공동 개발하되 4월 중순께 현지 답사반을 보내며 우리측 인사들은당국의 심사증을 받은 후 북한측의 심사를 거쳐 동부지구 군사분계선을 통과, 왕래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동행한 현대측 인사들은 북한이 사전에 정회장의 방북목적을 알고 미리 안을 마련해 놓은 듯 쉽게 답변했다고 전언.
이어 계속된 회담에서 정회장이 지난번 소련방문결과를 설명하자 북측은 시베리아 원동지구 가스개발 등 경제성이 있는 사업에 남한이 참가할 경우 꼭 자기들도 참여시켜 공동 진출하자고 제의, 정회장이 선뜻 이에 합의했다는 것.
○…북한에서의 정회장은 공식적인 회담 후 관광과 산업 시찰길에 올랐다. 50년만에 고향땅 통천을 밟은 정회장은 가족과 친지들과 감격적인 상봉을 한뒤 『고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선친들의 묘를 찾아 성묘.
관광길의 정회장은 북한측 수행원의 안내로 만경대와 주체사상탑·개선문·청춘리를 찾았다.
산업시찰에는 순천연합 기업소 건설장과 대안 중기연합 기업소·서해갑문을 둘러보았다.
원산에서는 각 공장을 시찰한 뒤 조선소와 철도차량공장을 합영법에 따라 합작투자로 건설하자고 제의, 북한측의 적극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이밖에 정회장은 민족가극『춘향전』과 교예 공연을 비롯, 어린이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학생소년궁전도 둘러봤다.
○…정회장은 김포공항 입국때 북한으로부터 받은 선물용 여행가방 4개를 포함, 모두 18개의 트렁크를 휴대.
여기에는 백술·백두산 위스키 등 모두 3백33kg어치의 각종 선물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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