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어닝쇼크(earning shock·실적충격)에 이어 쌍용자동차도 적자가 많이 늘어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암흑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흑자시 해고자 복직’ 원칙 깨더니 적자만 더 쌓여
쌍용자동차는 26일 2018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우선 판매량은 3만5136대로, 2003년 3분기(2만6784대) 이후 분기별 판매 대수로는 최대를 기록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렉스턴·렉스턴 스포츠가 내수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특히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7월 올해 월간 최대 판매(4012대) 기록을 수립했다. 3분기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연간 내수 판매량은 9년 연속 증가할 수 있다.
판매량이 늘면서 3분기 매출액은 90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09%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적자 탈출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3분기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쌍용차는 올해 3분기 손실 폭(-219억원)이 오히려 증가했다. 25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와 비슷한 상황이다.
흑자전환에 실패한 건 수출 판매가 여전히 부진해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분기 수출은 13.7% 감소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글로벌 시장 악화로 인한 판매 감소와 판매 비용 증가로 인한 손실”이라고 분석하면서 “9월부터 렉스턴 스포츠를 칠레·에콰도르 등 중남미 지역에 수출하고 있어 수출 실적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출 부진과 더불어 환율 등 영업 외 요인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당기순손실(-182억원)도 여전히 적자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고객 선호도가 높은 SUV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서 수익성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쌍용자동차는 신차출시→판매확대→공장 가동률 증가를 거쳐 실적이 흑자로 전환하면 단계적으로 쌍용차 해고자를 포함한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9월 14일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해고자(119명) 중 71명(60%)을 연말까지, 48명(40%)을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9월 18일 중앙일보 경제2면
인도 마힌드라가 인수한 2010년 이후 쌍용차는 2016년을 제외하곤 매년 적자였다. 경영 위기가 시작된 200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쌍용차는 누적 1조3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