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방송 「정주영씨 회견」보도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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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의 중앙방송 및 평양방송 등 보도매체들은 지난달 23일 북한을 방문했던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이 10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일 평양을 떠나기 전 북한기자들과 가졌던 회견을 1일 아침 보도했다.
북한언론은 정회장의 북한방문에 대해 정치성을 개입 않은 채 대체로 사실보도만 했는데 다음은 평양 및 중앙방송이 보도한 정회장의 회견내용을 요약한 것.
고향방문차로 공화국 북반부에 찾아온 남조선동포기업가 정주영이 1월31일 오후 평양에서 국내신문·통신·방송기자들, 조선신보사 기자와 회견을 했읍니다.
지금부터 기자회견소식을 보내드리겠읍니다.
기자회견에서는 정주영 동포가 먼저 발언했읍니다.
▲정 회장=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이번에 금강산개발문제와 그리고 이 나라 합영법에 의한 합작투자문제 그리고 또 고향을 찾아볼 겸해서 평양에 왔었읍니다.
새해 이 나라 정부의 아주 각별한 배려로 고향도 방문하고 또 금강산 지역도 여러 군데를 시찰하고 그리고 이 나라의 모든 중공업에서부터 화학공업 여러 가지 간척사업을 살펴보고 많은 새로운 지식을 아주 넓혔읍니다.
▲중앙통신사 기자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것은 선생님이 수십년만에 고향을 방문하고 친척들을 방문해서 많은 회포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이렇게 분단된 조국의 현실 속에서 고향을 방문하고 또 친척들을 만난 건 소감이 매우 깊으리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회장=모든 것은 인도주의에 입각해서 저를 특히 고향을 방문하도록 배려해 주시고 가족들을 가급적 모두다 알선해서 평양 또는 고향에서 만나게 해 준 것을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일제 때 고향에서 일을 했읍니다.
상상하던거 하고는 아주 많은 변화가 있읍니다. 모든 하천이 잘 정리되고 수리사업이 정리되고 그리고 고향이 과거에 그 흙집, 초가집에 비하면 이번에 가보니까 아주 문화주택 거주지역을 마련하여 살고 있고 우리동네까지는 달구지도 잘 못들어가던 길에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고 그리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느꼈읍니다.
그리고 특히 나는 대부분 서울에서 떠날 때에는 고향의 모든 인척들이 지금 고령이 되어서 농촌에서 그 힘든 일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돌아가셨나 생각했는데 우리 여섯째 작은 형님은 78세인데도 생존해 계시고 그리고 또 우리 사촌형님도 76세인데 생존해 계시고….
그리고 또 우리 처형되시는 분들도 다 74∼75세 되시는데 생존해 있는걸 보고 아주 그 반가움을 다 말할 수 없고, 그것을 느끼는 것은 이 정부에서 이 나라 의료사업·사회보장이 굉장히 잘 되어있다는 것을 느꼈읍니다.
그리고 고향사람들이 전부 한결같이 나와서 저를 영접해주니까 그 인정은 다같이 넘쳐있다는데 또 감명을 받았읍니다.
▲로동신문사 기자입니다.
정주영 선생이 이번에 고향을 방문한 기회에 금강산을 국제관광지로 개발하는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발기들을 내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읍니다.
▲정 회장=금강산은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온 세계에 자랑할만한 명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금강산을 좀 개발해 가지고 모든 평화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은 그런 꿈을 항상 가지고 있었읍니다.
그것이 어떻게 우연의 일치가 되어 이 나라 정부에 계신 사람들과 그 문제를 의논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다시없이 기쁘게 생각합니다. 금강산은 우리가 개발해서 평화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온 세계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동시에 이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자연과 평화를 사랑하게되면 온 세계에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여기 와서 이 일을 우리가 의논하고 계획하는 것 아닙니까. 내가 있는 남한의 정부에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것도 우리가 다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고 이것은 평화와 모든 통일과 관련되는 일입니다. 이 공화국정부도 그런 생각을 하니까 이렇게 남쪽에 있는 저와 그것을 개발해 가지고 온 세계에 관람을 시키고 더우기 남쪽에 살든, 북쪽에 살든 한민족인데 그것은 제일먼저 보여주어야지 배제할 수가 없다고 말한데서 감명을 받았읍니다.
▲중앙통신사 기자입니다.
북남사이의 경제개발합작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읍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정세하에서는 쌍방이 풀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 회장=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은 우리가 이 모임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서로 노력을 해서 그것을 이해시키고 그 문제를 위해 난관을 잘 극복하면서 이 사업을 꼭 성공시키는 것이 이 민족의 평화와 단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저는 서로 소임을 다해서 이 모임에 참여해 뜻을 같이하는 모든 사람들이 단결해 서로 도우면서 이 난관을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읍니다. 그리고 그 뜻이 좋기 때문에 그 난관은 꼭 극복될거다, 이렇게 저는 생각하고 있읍니다.
▲조선신보사 기자입니다.
북과 남 사이에서 직접 상담이 이루어지고 또 우리 공화국 북반부 물자가 남조선에 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보도되고 그래서 북과 남 사이에서 경제교류가 있는 듯이 보도되고 있읍니다.
그리고 정주영 선생님이 이번에 우리 공화국을 방문하셨는데 우리가 알기로는 고향방문차로 방문하셨다고 알고 있읍니다만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정 회장=저도 남한에서 신문을 봤는데요, 남쪽에 있는 상사들이 직접교역을 하고 싶어서 굉장히 무슨…교역이 이루어질 것 같이 또는 교역이 이루어진 듯한 보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알기에는 아직은 남과 북이 직접교역이 된 것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앞으로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가면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거래는 앞으로 시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기자입니다.
정주영 선생이 공화국북반부를 방문한 기간은 얼마되지 않지만 그 동안에 평양시와 지방의 여러 곳을 돌아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겠는데 그 점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정 회장=제가 원산에서도 여러 가지 구경을 하고 순천에서도 화학공장을 봤고, 남포에 가서 종합기계공장을 봤읍니다. 대단위 여러 가지 공장을 견학했는데 그 빠른 속도로 그렇게 잘되고 있는 것은 모든 국민이 아주 긍지를 가지고 자기 직분을 잘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 좋은 성과가 난다 이렇게 느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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