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아이셋맞벌이] 셋째 돌 … 축하 글 받아 묶으니 근사한 이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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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언제 크나'싶었던 셋째가 벌써 돌이다. 태어나서 보름 동안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살았던 아이였기 때문에 아프지 않고 이만큼 자라준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서 몇 개월 전부터 '돌잔치를 잘해줘야지'싶어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엔 양가 가족만 모여 조촐하게 치르기로 했다(그래도 30명이 넘는다!). 그런데 문제는 원래 계획했던 날짜에서 일주일이 앞당겨져, 하필이면 잡지 마감 끝나는 날 오후에 치르게 된 것. 출장을 다녀온 데다 마감이라 새벽에 퇴근하기 때문에 처음 계획과 달리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첫째와 둘째 때만 해도 실내 장식과 테이블 장식도 직접 하는 등 열심히 준비한 덕에 '엄마가 잡지 기자여서 다르구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셋째는 회사일에 밀려 그만큼 해주지 못하게 되었으니 속상하고, 미안하고, 마음이 언짢았다. 게다가 남편까지 "잔치가 코앞인데 아무 준비도 안 한다"며 짜증을 부리는 게 아닌가. 속으로는 '자기는 첫째와 둘째 때 신경이나 썼나?'싶다가도 사실 행사일이 바뀌는 바람에 장소를 알아보고, 가족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한 사람이 남편이었으므로 "미안해, 남은 기간이라도 최선을 다할게"라는 말로 상황을 무마했다.

결국 돌잔치를 위해 엄마라는 사람이 한 것이라곤 고작 방명록을 만들고, 아이 사진을 정리하고, 그리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이 옷을 사준 것뿐이었다. 걱정했던 대로 마감이 늦어져 행사 날 아침 9시에야 집에 들어왔다. 잠깐 잠을 자고 부랴부랴 일어나 얼렁뚱땅 정신없이 치렀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어느 때보다 기억에 남을 만큼 즐거웠다. 똑같이 옷을 입은 세 아이가 곁에 서 있었던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를 정도로 뿌듯했다. 게다가 가족들끼리 삼삼오오 돌상을 배경 삼아 가족사진도 찍고, 하고 싶은 얘기도 한마디씩 하는 등 시끌벅적 축제 같았다. 방명록에 가족들이 써준 글귀를 읽고 있자니 모두에게 감사하고 고맙다. 우리 아이들을 이만큼 키운 거 다 가족들 덕이니까.

박미순 레몬트리 기자

나만의 성공작! 돌잔치 이벤트

①폴라로이드 사진 이벤트

축하해주러 온 사람들에게 아이와 함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준다. 바로 현상된 폴라로이드 사진 위에 축하 글귀를 쓰게 하는데, 그러면 즉석 방명록이 된다. 나중에 보면 사진이 함께 있어 더 추억거리가 된다. 아이가 일일이 사진 찍는 것을 힘들어 하면 크게 확대한 아이 사진 앞에서 단체로 찍는다.

②행운 추첨, 포춘 쿠키로

반으로 쪼개면 '행운의 글귀'가 쓰인 작고 가느다란 종이가 나오는 포춘 쿠키. 이 과자 속 종이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행운의 번호나 선물 이름을 적어 자리마다 하나씩 올려둔다(바구니에 담아 하나씩 집는 것보다 왠지 준비한 듯한 인상을 풍긴다). 돌잡이 이벤트할 때 행운 추첨을 해서 선물을 주면 재밌다. 인터넷 쇼핑몰(www.fc.co.kr)에서도 100개에 3만원(배송료 포함) 정도에 원하는 문구로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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