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총선보다 중요하다 D-2 … 후보탐구 13. 전남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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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서범석 후보는=당초 존경했던 슈바이처 박사를 따라 의사가 되려고 했다. 목사를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의대와 법대를 연거푸 떨어진 후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지원했고, 행정고시 합격 후에도 교육부를 자원했다. 이후 참여정부 초대 교육부 차관까지 줄곧 교육 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서 후보는 "3수 생활의 뼈저린 경험을 통해 어떤 환경에서도 긍정적인 사고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서 후보의 아버지는 한때 사진관을 경영하고, 서울에 김을 파는 장사를 하는 등 사업수완이 있었다. 그래서 서 후보의 어린 시절은 유복했다고 한다. 공무원 시절 그는 엄한 상사였다. "능력이 있는데도 일은 안 하는 부하들을 가만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가 밤 늦게까지 일하는 스타일이다. 서 후보는 기독교인이지만 아버지 산소에 가서 절을 올린다. "술과 담배를 좋아해 교회에서 장로를 맡지 않았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아버지 산소에 절을 올리지 않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구례 화엄사도 자주 찾는다. 주변에선 "배타적이지 않고, 열려 있는 그의 성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인 양우영씨도 같은 고향 사람이다. 나이 차는 있지만 부인의 할아버지와 서 후보의 아버지가 고향 친구였다고 한다.

-타 후보에 비해 지명도가 낮다는 지적이 많다.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인지도보다 지역 발전 능력을 보고 선택할 거라 믿는다. 박준영 현 지사의 공약 이행률은 전국에서 최하위다. 대부분이 첫 삽만 떴다."

-지사로서 본인의 경쟁력은 뭔가.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통해 능력과 청렴성이 검증된 후보다. CEO형 행정가다. 교육 문제 때문에 우리 자녀들이 고향을 떠나서는 안 된다. '교육입도' 철학으로 교육에 강한 '인재 전남'을 만들어 내겠다."

◆ 한나라당 박재순 후보는=1964년 말단 산림보호직인 서기보로 시작해 전남도 기획관리실장까지 올랐다. 어떤 자리에 있든 현장을 누벼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에 '마당발 공무원'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무조건 득표율 10%에 진입하고야 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남과 한나라당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박 후보가 밝힌 출마 이유다.

◆ 민주당 박준영 전남지사 후보는=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첫 국정홍보실장을 지냈다. 1998년 정부 출범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공식적인 '입'이었다. 박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의 인연은 91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당시 중앙일보 기자로 뉴욕에서 근무하던 그는 대선 패배 후 미국에 강연차 왔던 김 전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김 전 대통령은 그에겐 목포북초등학교 19년 선배이기도 하다. 청와대 근무 시절 그의 성실함은 유명하다. 4년 내내 한 번도 휴가를 내지 않았다.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성실성으로 따지면 보좌진 중 최고"라는 칭찬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가난'에 관한 한 누구보다 잘 안다고 주장한다. 농사꾼의 9남매 중 막내아들이던 그는 목포중 졸업 후 돈이 없어 진학을 포기했다. 부친의 병으로 영암의 집으로 돌아가 1년간 '똥지게를 지며' 농사를 해야 했다. 부친이 돌아가시자 그는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낮에는 신문 배달과 중국집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으면서 야간고를 다녔다. 참여정부 들어 야인으로 지내던 그는 2004년 6월 박태영 전남지사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보궐선거에 뛰어들어 당선됐다.

-안정적인 도정 운영엔 박 후보가 적임자일 수 있지만, 전남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기엔 미흡하다는 얘기도 있다.

"상황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지난 2년간 지사로 있으면서 친환경농업, 명품소금 개발, 갯벌 관광자원화, 700여 개 기업 유치 등 전남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가져왔다."

-야당 지사가 될 경우 중앙정부의 지원이 소극적일 수 있지 않은가.

"정부 지원은 여야와 관계없이 경쟁해서 얻는 것이다."

-선거 후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론을 내걸었는데 현재 지역 정당인 민주당으로 정계개편이 가능하겠는가.

"민주당은 50여 년간 일관된 정책과 태도를 유지했다. 열린우리당을 향했던 지지가 민주당으로 오게 돼 있다."

◆ 민노당 박웅두 후보는=농민 운동가 출신이다. 농학과 졸업 후 곡성에서 실제 농사를 짓기도 했다. 주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에서 활동했다. 그는 전농 사상 첫 광역단체장 후보다. "한.미 FTA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호소하고, 5.18 정신을 진정으로 이어받은 민노당의 대중화를 위해서" 출마했다고 한다.

김정욱.채병건.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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