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SK 총수의 자리 배치를 놓고 정부도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구 회장은 최 회장보다 나이가 15세 많은 재계의 선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G가 SK보다 자산이 많아 이런 고민은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SK가 인천정유(현 SK인천정유)를 인수하면서 LG를 앞지르게 됐다. 하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다. SK가 54조8080억원, LG가 54조4320억원으로 SK가 LG보다 3760억원이 많다. 청와대와 정부는 결국 두 총수의 자리 배치를 놓고 재계와 사전 논의를 했다.
이에 SK그룹 측에서 "구 회장은 1993~95년 최 회장의 선친인 최종현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맡았을 때 부회장으로 함께 일 하셨던 분"이라며 "구 회장보다 상석에 앉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과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20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수행인사 없이 단독으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재계 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눌 정도로 친분을 나누기도 했다. 청와대는 앞으로도 재계 초청 행사에서 구 회장-최 회장의 순서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도 선.후배 간의 예의가 존재하는 사람 사는 세상이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