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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에이전트 논란 2라운드…김병준 “월급받는 수석대변인보다 주체성 인정하지 않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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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에이전트"라고 했던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에이전트는 부드러운 표현이다. 외신에선 월급 받는 Top spokesman(수석대변인)이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에이전트 논란의 2라운드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블룸버그통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Top spokesman, 그러니까 당이나 자리에 아예 취직해서 월급 받는 수석대변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 남북관계 행보를 두고 북한 중개인, 에이전트라고 표현한 건 훨씬 부드럽고 주체성 인정하는 표현"이라며 "밖에서는 아예 월급 받고 일하는 수석대변인이라고 하는 걸 제가 오히려 더 낫게 말했는데 왜 언짢아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대북 제재 완화를 각국 정상에게 요청했던 것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은)북한의 에이전트가 돼서 북한 입장을 계속 두둔하고, 우리 국방력에선 굉장히 위태위태한 길을 가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러자 여권은 강하게 반박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막말과 독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분도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 곁에서 국정을 경험했던 김 위원장이 이처럼 냉전의 전사로 돌변한 데 대해 분노를 넘어 애잔함과 안타까움마저 든다"며 "많은 국민이 김 위원장의 모습에 오히려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뉴스1]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뉴스1]

또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 때 김병준 위원장의 발언과 지금의 발언이 너무 깜짝 놀랄 정도로 변화했다"며 "어떤 경우라도 국가원수인 대통령에 대해 그렇게 심한 말로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 대통령과 북한의 대화는 늘 원칙적,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역사에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지금 대통령은 장기적 관점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대한 생각이 무너진 것 같다. 큰 틀에서 원칙적으로 다시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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