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체제 6년간 사치품에 4조원 넘게 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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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화력훈련에 앞서 검은색 벤츠를 타고 부대를 사열 중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 조선중앙TV]

북한군 화력훈련에 앞서 검은색 벤츠를 타고 부대를 사열 중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 조선중앙TV]

북한이 2012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지난해까지 자동차‧화장품‧귀금속 등 사치품 구입에 40억 달러를 넘게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치품은 김정은 일가가 직접 소비하거나 하사품으로 사용된다.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실이 통일부가 고시한 대북 반출제한 사치품 목록을 기준으로 중국 해관의 무역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2012~2017년 사치품 구입에 40억429만 달러(약 4조5300억원)를 썼다.

전자기기가 20억1198만 달러(약 2조2800억원)로 가장 많았고, 자동차가 13억9025만 달러(약 1조5740억원)로 뒤를 이었다. 또 주류 1억6545만 달러, 화장품‧향수 5248만 달러, 시계 4913만 달러, 모피 4727만 달러, 악기 1235만 달러, 귀금속 711만 달러 등이다.

자동차는 시계와 함께 김정은의 선물 통치에 가장 자주 활용되는 품목이다. 19일 데일리NK에 따르면 북·중 국경지대에서는 최근 중국산 승용차 밀수가 성행 중이다. 북한 당국이 전국의 인민위원회 위원장들에게 자동차를 지급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해당 매체에 “각도와 시군 인민위원장들에게 흰색 승용차를 보장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중국에서 차량을 밀수를 통해 들여오고 있다”며 “밀수를 하는 양강도에서는 인민위원장들이 흰색 승용차를 새로 받게 된다는 것을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당 간부들에 대한 승용차 지급이 완료되고 이번에는 행정 일꾼들이 그 혜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북한이 작년 사치품 수입에 쓴 외화로 국제시장에서 쌀을 구입했다면 식량 부족량 80만2000t의 2배인 165만여t의 쌀을 살 수 있었다”며 “북한의 식량 부족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김정은에게 주민을 먹여 살리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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