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 넣어놨던 패딩을 꺼낼 때가 됐다. 하지만 지난 겨울을 포근하게 만들어줬던 포동포동했던 패딩은 장 속에서 눌려 납작하게 변해있을 확률이 크다. 특히 간절기에 입는 초경량 패딩의 경우는 안에 들어있는 충전재 양이 적어 더욱 납작해졌을터. 이들을 다시 통통하게 만들어줄 손질법이 필요하다.
숨 죽은 패딩을 다시 포동포동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가장 흔하게 나오는 방법이 세탁소에서 주는 얇은 쇠 옷걸이로 두드리기다. 하지만 이는 옷 외피를 상하게 할 위험이 있어 세탁 전문가들은 권하지 않는다. 게다가 옷걸이로 두드렸을 땐 부풀었다가 금방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이미 납작하게 모양이 굳어졌기 때문인데, 이를 원래 모양으로 다시 만들려면 따뜻한 물기가 필요하다. 주글주글해진 옷의 주름을 펼 때 뜨거운 습기가 차 있는 욕실에 넣어두는 것과 같은 원리다. 단 패딩은 물 대신 따뜻한 식초물을 뿌리면 충전재인 깃털 표면을 보호해주고 또 살균도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빈 분무기에 식초와 물을 1:1로 섞어 넣는다. 이때 물을 뜨거운 물로 섞어 식초물 온도를 전체적으로 올린다. 이렇게 만든 식초물을 패딩 겉과 안쪽에 조금씩 골고루 뿌려준다.
납작해진 패딩 되살리기
이제 본격적으로 죽은 숨을 다시 불어넣어줄 차례다. 먼저 패딩을 바닥에 펴 놓고 깃털이 뭉쳐 있는 곳을 손으로 잘 펴서 골고루 분배해준다.
패딩의 숨을 잘 살리면서 외피를 손상시키지 않을 수 있는 도구로는 돌돌 만 신문지만한 게 없다. 신문지 여러 장을 단단하게 말아 쥐고 패딩을 가로 세로로 잘 두드려주면 외피 손상 없이 충전재의 볼륨을 잘 살릴 수 있다. 패딩 숨살리기의 핵심은 충전재에 공기를 많이 집어 넣어 박음질로 구획화되 있는 공간 안에서 가능한 빵빵하게 부풀리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박음질선과 박음질선 사이, 그러니까 충전재가 도톰하게 들어가 있는 중간 부분을 잘 두드려 깃털이 움직이면서 공기를 머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두드려주면 따뜻한 식초물이 날라가면서 모양이 더 잘 잡힌다. 빈 페트병도 효과가 있는데 이는 큼직큼직하게 박음질한 롱패딩에 잘 맞는다. 너비가 좁은 경량패딩을 페트병으로 두드리면 오히려 더 누르는 효과가 나 부풀기는커녕 납작해질 수 있으니 사용을 피하자.
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