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조정터널 끝이 안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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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방호재 신선감 잃어>
○…증시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시작, 3주 가까이 지리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는 증시는 이번주 들어 하락의 조짐이 더욱 뚜렷해져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바닥 권으로 여겨졌던 8백50선 아래로 밀렸다.
이제 모든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러한 조정국면이 언제쯤 끝나고 새로운 상승 국면을 맞을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병인을 정확히 알아야 올바른 처방이 나올 수 있듯이 주가조정의 원인을 바로 파악해야 앞으로의 주가향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장세기조가 취약한 근본원인은 작년 하반기 3개월간의 수직상승에 대한 경계심리가 고조되고 있는 데다 북방교역의 확대나 증권사 무상증자 등의 재료가 신선감을 잃었다는 점. 증권· 은행 등 금융기관의 증자 러시에 따라 3월에 집중될 공급물량 과다에 대한 우려감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아직도 2조4천억 원에 달하는 고객예탁금이 믿음직스럽게 버티고 있긴 하나 정부의 통화 환수책이 강화되는 마당 이어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주가지수는 앞으로 당분간은 8백50∼8백60선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은도 유상증자 러시>
○…증권사에 이어 시중은행의 유상증자 러시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상업은행과 조흥은행이 24일 각각 3월11일, 3월16일을 신주배정 기준 일로 25%(1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한데 이어 서울신탁· 제일· 한일은행등도 3월중순을 기준 일로 같은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
이들 5개 시중은행의 증자규모는 총액 5천억 원이지만 이를 발행시가로 환산할 경우 최소 1조6천억원 이상에 달하고 같은 시기에 증권 사들의 대규모 증자까지 겹쳐 주식시장은 공급과잉의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 ars 개발 착수>
○…오는 7월부터는 주가시황등 시장정보나 자기 구좌의 잔고등을 전화 한 통으로 알 수 있게 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증권거래소 개장시간에 관계없이 투자자들이 24시간 내내 전화로 주식매매 주문을 낼 수 있게 된다.
한국증권전산은 25일 증권사 온라인 업무영역 확대 및 대 고객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증권공동ARS (자동응답시스팀)」의 개발에 착수했다.
7월부터 일부 증권 사에서 부분적으로 실시되고 9월부터 전면 실시 될 예정인 제1단계 ARS는 서울에서 우선 실시되는데 투자자들이 전화로 개별 종목주가· 종합주가지수등의 주가정보, 직·간접 공시사항, 잔고확인등의 구좌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

<외국인 견학 부쩍 늘어>
○…자본 자유화가 진척됨에 따라 외국인들의 우리 나라 증권거래소등 증권 관계기관에 대한 사전답사및 견학이 부쩍 늘고 있다.
2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한햇동안 증권거래소를 찾은 외국인수는 모두 1천4백55명으로 87년 대비 21.6%가 증가했는데 이는 전체 관람객 (2만9천1백82명)의 5%를 차지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일본이 9백5명으로 전체의 67.2%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이 미국 (2백50명, 17.2%) 유럽 (2백44명, 16.8%)등의 순이었
고 직업별로는 학생및 교직원이 5백87명으로 40.3%, 증권관계기관이 5백51명으로 37.7%, 은행 및 보험사 직원이 1백31명으로 기록됐다.
또 올 들어서만 도 지난 20일 영국의 「모드」 상무성차관이 증권거래소와 감독원을 방문, 한국의 자본시장 규모와 증시전망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같은 날 대만 증권관리위원장 장창방씨등 증권계 주요인사 21명이 다녀 가는 등 8개 외국기관에서 무려 1백80여명이 증권거래소를 방문했다는 것.<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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