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당 조강특위 딜레마... 주인이 둘이면 바른미래당과 통합 물 건너갈 수도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에서 연일 '보수통합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황교안, 오세훈, 김태호 등 거물급 이름이 오르내리며, 바른미래당을 향한 러브콜도 공세적이다. 여기에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구성으로 인적 쇄신도 꾀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조강특위 활동이 오히려 보수통합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연합뉴스TV 제6회 경제포럼, '전환기의 한국경제: 한반도 번영을 위한 미래전략' 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연합뉴스TV 제6회 경제포럼, '전환기의 한국경제: 한반도 번영을 위한 미래전략' 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강특위를 먼저 꾸린 건 바른미래당이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5일 조강특위 첫 회의를 열었다. 오신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임헌경 사무부총장, 이현웅 조직위원장, 구상찬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김지호 AI 스타트업 딥퀘스트 사업총괄, 김예림 변호사,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 조용술 청년365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손학규 대표가 "이른바‘핸드폰 위원장’들을 가려내겠다"고 공언한 만큼, 2020년 총선에 대비해 탄탄한 지역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다. 바른미래당은 이달 말까지 공석으로 남아있던 지역위원장 모집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인선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당도 지난 11일 조강특위 구성을 끝마치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어 비공개회의를 갖고 당협위원장 선정 기준과 방법 등을 논의했다. 한국당 조강특위에는 위원장인 김용태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 김성원 조직부총장 등 당내 인사 3명에 전원책ㆍ전주혜 변호사, 이진곤 전 국민일보 주필, 강성주 전 포항 MBC 사장 등 외부위원 4명이 합류했다. 비대위로부터 사실상 전권을 부여받은 전원책 변호사는 도덕성·병역의무 이행 등을 중요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조강특위 활동이 이어질수록 한국당이 꾀하는 한국당+바른미래당의 '야권 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두 당의 조강특위가 각각 253개 지역에 지역위원장을 선정하고 나면, 당 통합 이후 누가 지역의 '진짜 주인'인지를 두고 벌일 양측의 '내부 총질'은 더 격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기껏 당 통합을 했다가 다시 분당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일각에선 "당 대 당 통합을 하려면 조강특위가 본격 가동되기 전인 현 시점에서 논의되는 게 내부 출혈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실제 전임 지역위원장 중에서도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어느 당에 위원장을 신청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당시 공동지역위원장을 두는 방식으로 이같은 갈등을 최소화하려 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조직강화특위 위원들이 11일 국회 본청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내부위원 김성원 조직부총장, 김용태 사무총장, 외부위원 강성주 전 포항 MBC 사장, 김 비대위원장,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 외부위원 전원책 변호사. 전주혜 변호사는 불참했다.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조직강화특위 위원들이 11일 국회 본청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내부위원 김성원 조직부총장, 김용태 사무총장, 외부위원 강성주 전 포항 MBC 사장, 김 비대위원장,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 외부위원 전원책 변호사. 전주혜 변호사는 불참했다. 변선구 기자

이에 따라 한국당과 달리 보수대통합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조강특위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학규 대표는 12일 “한국당은 수구 보수의 대표로 다음 총선에서 없어져야 할 당”이라고 격하게 반응했다.

또 전 변호사가 "바른미래당 중진의원들에게 만나자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의 중진은 개혁보수·중도개혁을 추구하는 분들인 만큼 전 변호사의 말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우파를 재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