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의 대부」키신저 복귀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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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시」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한때 미국외교의 대부였던 「헨리·키신저」전 국무장관의 정계복귀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정치평론가「게리·윌스」의 칼럼을 통해『침몰을 모르는「키신저」가 재기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전제, 그의 오랜 측근들이 새 행정부의 요직에 기용된 점 등을 들어 그의 재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69∼77년까지「닉슨」,「포든」두 대통령 밑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을 주도했으며 「닉슨」행정부 당시 동서 데탕트 실현에「지나치게」집착, 워싱턴의 우익세력에 의해 위험한 온건 론 자로 낙인 찍혔던「키신저」는 그동안「레이건」의 데탕트 입장에 대해 신문칼럼 및 TV논평 등을 통해 「레이건」이『너무 많이, 그리고 너무 빠르게』가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키신저」는『군비통제란 협상 자 스스로가 복선을 깔지 않고 또한 상대를 기만하려 하지 않을 경우 함정이며 망상이 아닐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키신저」의 이같은 신 보수노선은 역시「키신저」와 같은 위험한 온건 론 자로 백안시 돼 온「부시」대통령과「베이커」국무장관 지명자에게 기본적으로 먹혀 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가을「부시」정권 인수 팀에 합류한「키신저」는 새 행정부의 요직에 그의 오랜 측근들이 포진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브렌트·스코크로프트」는「닉슨」,「포드」행정부 당시「키신저」의 오른팔이었으며 그후「키신저」가 차린 자문회사의 부회장 직 을 맡았었다.
국무부 장관에 기용된「로렌스·이글버거」도 이번에 발탁되기 전까지「키신저」의 자문회사에서 한솥밥을 먹어 왔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의 요직에 들어간「피터·로드먼」은 과거「키신저」를 정점으로「스코크로프트」및「이글버거」와 명콤비를 이뤄 왔다.
정가에서는 이같은 인적배경을 바탕으로「키신저」가 정책입안 세력의 핵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키신저」가 행정부에 복귀한 그의 측근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며『온건보수세력의 새 행정부에의 기용은 미 정책노선의 변화추이에 자연스런 것일 뿐』이라고 보는 측도 있다.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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