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 몬테네그로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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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991년 이후 옛 유고슬라비아연방은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마케도니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그리고 유고연방(현 세르비아-몬테네그로)으로 나뉘었다. 그리고 21일(한국시간)에는 다시 몬테네그로가 국민투표를 거쳐 독립을 결정했고, 세르비아도 투표결과에 승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단일팀 출전을 허용했고, 따라서 이번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이름을 달고 뛰는 마지막 대회다. 세르비아의 인구는 1000만 명, 몬테네그로는 65만 명으로 이번에 출전하는 23명의 엔트리 중 몬테네그로 출신은 공격수 미르코 부치니치 한 명뿐이다.

90년부터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정치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고, 경제는 뒷걸음질 쳤으며, 유럽연합(EU)은 전범 처리 문제로 EU 가입을 거부해 왔다. 50%까지 치솟은 실업률, 2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궁핍함을 잘 보여 준다.

그럼에도 스포츠 전문점만큼은 잘나가고 있다. 대표팀의 티셔츠는 없어 못 팔 정도로 인기다. 그들에게 월드컵은 모든 걸 잊을 수 있는 휴가와 같다. 그러나 그 휴가가 금방 끝날지도 모른다. 아르헨티나.네덜란드.코트디부아르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박지성.이영표와 함께 뛰어 한국에도 잘 알려진 스트라이커 마테야 케즈만(아틀레티고 마드리드)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약체(underdog)다. 그래서 우리는 편하다.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강팀들은 긴장할 것이다. 우리가 지역 예선에서 보여준 실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세계 축구의 중심에 있던 유고는 여러 나라로 나뉘면서 잠시 하향곡선을 그렸으나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가 4강, 유고연방이 16강에 올라 건재를 과시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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