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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안 온 정용화 '부정입학' 시킨 경희대 학과장 '실형'

중앙일보

입력

정용화. [일간스포츠]

정용화. [일간스포츠]

남성 4인조 그룹 ‘씨엔블루’ 소속 가수 정용화씨 등 연예인들을 부정한 방법으로 대학원에 입학시킨 학과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판사는 8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교수 A(50)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씨 등은 2016년 11월 박사과정 정시모집에 불합격했다가 2017년 1월 수시면접 전형에서 면접을 보지 않고도 합격했다. 후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희대는 입시 비리 논란에 휩싸였다. 정씨 등을 주도적으로 부정 입학시킨 이는 해당 학과장이면서 면접심사위원장인 A씨로 조사됐다.

경희대.

경희대.

A씨는 지난해 1월 대외협력처 부처장 B씨에게서 “(응용예술학과 박사 과정에 원서를 낸) 정씨가 스케줄이 있어 면접시험에 출석할 수 없으니 방법을 찾아보라”는 말을 듣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 그는 면접위원들에게 신입생 평가서의 점수란을 비워두라고 지시한 뒤 면접에 응하지 않은 정씨의 면접점수와 석차를 허위로 적었다. A씨는 이렇게 작성된 허위 채점표를 조교에게 건네 전산 시스템에 그대로 입력할 것을 지시했다.

이 판사는 “A씨가 면접위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학과장 지위를 이용해 자기 뜻에 따라 면접시험 점수가 부여되도록 함으로써 면접위원들의 전체적인 의사에 따라 석·박사 과정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기능을 하는 면접시험 자체를 형해화 했다”며 “이는 석·박사 과정 지원생들이나 그 소속 기획사 등의 이익과 맞아떨어진 A씨의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벌어진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전적으로 학교의 홍보나 발전을 위해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가수 조권. [사진 연합뉴스]

가수 조권. [사진 연합뉴스]

이 판사는 다만 “(A씨가) 이 사건 범행들을 인지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그동안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월 경희대 대학원 학사운영 현황 조사를 벌이고 정씨 등의 입학 취소와 2AM 소속 조권씨의 졸업 취소를 학교 측에 요구했다. 또 정씨 등에게 특혜를 준 교수 등 7명에 대한 징계도 요구했다.

이어 경희대는 3월 정씨에 대한 입학취소와 조씨에 대한 학위취소를 결정했다. 정씨는 입학취소와 동시에 현역으로 입대 후 현재 2군단 702특공연대에서 군 복무 중이다.

밴드 씨엔블루의 정용화(29)가 입대 전날 공개한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 [정용화 웨이보=연합뉴스]

밴드 씨엔블루의 정용화(29)가 입대 전날 공개한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 [정용화 웨이보=연합뉴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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