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10분 전 통화한 아들이 … 인도네시아 교민 숨진 채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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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인도네시아 강진으로 실종됐던 한국인의 어머니(오른쪽)가 지난 3일 현장을 찾은 조코 위도도(왼쪽) 대통령에게 신속한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강진으로 실종됐던 한국인의 어머니(오른쪽)가 지난 3일 현장을 찾은 조코 위도도(왼쪽) 대통령에게 신속한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팔루에서 실종됐던 교민(38)이 숨진 채 발견됐다. 외교부는 “인도네시아 당국의 수색 결과 4일 오후 2시 50분(현지시간)쯤 숙소였던 로아로아호텔 잔해에서 실종 교민의 시신을 발견했다”며 “신체 특징을 통해 실종자 본인 임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신은 팔루 시내에 위치한 경찰 병원에 안치된다.

한국서 달려간 어머니 수색 독려 #실종 6일 만에 호텔 잔해서 찾아

이 교민은 재인도네시아 패러글라이딩 협회 회원으로, 팔루 해변에서 열린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진·쓰나미 발생 나흘 전인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 국적의 지인 6명과 함께 팔루를 찾았다. 예정대로라면 이 교민은 대회가 끝난 후인 1일 수도 자카르타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달 28일 팔루 북쪽 80㎞ 지점에서 규모 7.5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이날 오후 6시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이 교민이 머물던 팔루의 8층짜리 로아로아 호텔은 완전히 무너졌다. 이 교민은 지진이 발생하기 10분 전쯤 한국에 있던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고 현지 관계자가 전했다.

교민의 어머니는 현지에 파견된 담당 영사 등 직원 5명과 함께 직접 팔루 지역을 방문해 수색·구조 작업을 독려하기도 했지만 끝내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외교부는 “향후 유가족과의 협의를 통해 장례절차 및 유가족 귀국 지원 등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 외신은 4일까지 이번 재난으로 발생한 사망자 수가 1424명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재난 당국은 아직도 구조팀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아 사상자 및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번 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20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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