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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꿈인가? 부모의 욕심인가?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최근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장래희망에 관한 조사의 순위를 보면 선생님, 의사, 변호사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1977년에는 남학생의 선호 직업 1순위는 목수나 배관공같은 숙련공이었고 여자 1위는 비서였다는 것이다. 30년동안 참 많이 달라졌고 또한 미래에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처럼 세상은 변하고 있다. 아이들의 생각은 달라지고 끊임없이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무한히 열려있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녀들에게 부모들은 뭔가를 강요하고 부모의 생각대로 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끊임없이 욕심을 부리는 것이다. '다 너희들 잘되라고 한다'는 명분아래-. 그러나 과연 부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어느 학자는 "부모의 역할이란 자식들이 가고자하는 방향으로 잎과 가지를 힘차게 뻗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일" 이라고 했다. 아이들을 부모가 만들고 싶은 모양의 분재로 키울 것이 아니라 원래 생긴 대로 커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옳은 부모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우리 아이를 과연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부모는 많다. 그러나 그 초점을 단순히 유명한 직업에만 치중을 할 뿐이지 우리아이를 얼마나 행복한 아이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아니다. 자녀가 자라서 6,7세정도 되면 일반적으로 학부모들은 한번쯤 영어 학원에 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중요하다. 그러나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위해 우리가 그토록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영어는 단순히 언어에 불과하고 정작 우리의 아이들을 글로벌 리더로 커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자신감은 이미 7세 이전에 성립된다. 그렇기 때문에 감성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7세 이전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감과 감성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단어를 몇 개 더 많이 알고 간단한 문장으로 영어 일기를 쓸 수 있는 것이 과연 7세 이전의 아이들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 일인지에 관해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돌이켜 반성해보면 우리는 너무나 눈에 보이는 결과에만 치중했다. 그러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7세의 아이가 코끼리를 Elephant 로 말하고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부분에 관한 감성발달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체계적이며 철저한 부모 교육과 인식이 필요하다.

감성교육의 기본은 아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부모는 아이가 표현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칭찬함으로써 아이가 자기표현에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아이 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정말 필요한 것은 나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창의적인 생각들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교육이다. 강한 자신감과 감성을 갖춘 아이는 성장하면서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보다 빨라질 수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준비하고 노력하는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다. 이재환[위즈아일랜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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