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한국당 참여 안 한다… “시간 소모하지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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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작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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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70) 작가가 2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참여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작가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얼마 전에 지인을 통해 한국당 조강특위 참여 의사를 전달받았고, 어제(1일)는 한국당 지도부의 한 인사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기도 했다. 통화에선 ‘생각해보겠다.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이후 지인을 통해 명백하게 거절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의도로 요청했을 것이고, 이런 일에 딱히 나이가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15년 전에 비슷한 일을 했는데 지금 일흔이 넘어 다시 참여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2004년 총선 때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의 공천심사위원을 맡은 적이 있다.

한나라당 이문열 공천심사위원이 2004년 2월 19일 오후 국회에서 당 내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보수세력의 재집결을 주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나라당 이문열 공천심사위원이 2004년 2월 19일 오후 국회에서 당 내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보수세력의 재집결을 주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당은 최근 전원책 변호사가 참여하는 조강특위에 이 작가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전 변호사가 영입을 요청한 조강특위 외부 위원 3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조강특위는 1일 전원 사퇴한 전국 253개 당협위원회 실태조사를 통해 기존 위원장을 재선임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게 된다.

이 작가는 한국당의 조강특위 참여 요청을 거절하는 이유로 ‘시간’을 언급했다.
“(조강특위가) 얼마나 시간에 걸릴지 모르나 나를 소모해야 하는 일일 것”이라며 “지금 내가 해온 일에 대해 70년에 가까운 시간을 쓰고서도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은데 내가 지금 그렇게 소모할 시간이 충분치도 않고, 별로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는 일에 나 자신을 소모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김병준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또, 그는 ”가장 답답한 것은 막상 내가 정치권에 가더라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기성 정치권이 외부인사로 구성된 조강특위에 대해 힘을 실어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과거 정치 참여 논란 과정에서 입은 상처도 언급했다. 2001년엔 그의 정치적 성향에 불만을 품은 일부 단체가 자택 인근에서 소설 『변경』에 대한 화형식을 열었다. 이 작가는 당시 상황에 대해 “사회에서 진행된 배제와 차단 작업이 있었는데, 상처라면 상처가 될 수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문단에서 보수적 목소리를 내왔던 이 작가는 한국당의 구원투수로 언급됐다. 이 작가는 지난 7월에도 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이에 대해 그는 ”당의 책임 있는 당사자로부터는 한 번도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고 당과 깊숙하게 관련된 단체나 인사 등으로부터만 들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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