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입차 25% 관세 땐 한국이 최대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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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하면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더 큰 타격을 입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역협회, 국가별 수출감소 분석 #한국, 일본·중국·독일보다 영향 커 #제조원가 높아 가격 경쟁도 불리

미국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국산 차량을 포함한 수입 자동차에 고율 관세(25%) 부과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일 ‘미국 자동차 고관세 부과의 주요국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미 자동차 수출 감소 수준을 국가별로 집계한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감소율이 가장 큰 국가는 한국(22.7%)이었다. 지금 미국에 자동차 1000대를 수출한다면, ‘폭탄 관세’ 부과시 773대만 팔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시장에 자동차를 많이 수출하는 일본(21.5%)·중국(21.3%)·독일(21.0%)과 비교해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대수 감소율은 지나치게 높다.

더 큰 문제는 미국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일본차·독일차보다 한국차가 특히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미국이 수입산 차량에 똑같이 관세를 부과해도 한국산 차량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폭탄 관세’에 따른 국가별 소비자가격 상승률은 한국산 차량(23.9%)이 가장 높았다. 멕시코(23.7%)·캐나다(23.5%) 등 미국 인근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국가는 물론 일본(23.3%)·중국(23.1%)·독일(22.9%)보다 높은 수치였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한국산 미국 수출용 차량의 소비자가격 대비 제조원가는 주요국 대비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관세 상승으로 인한 타격 더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도 손해다. 고율 관세 부과 시 미국서 생산·판매 중인 한국차 대당 평균 소비자가격이 11.1%(2만7321달러·3035만원→3만346달러·3371만원) 상승하기 때문이다. 한국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 가격도 21.1%(2만6651달러·2961만원→3만2882달러·3653만원) 오른다.

한편 연간 수출 감소 대수로 보면 일본 수출량(-42만 대)이 가장 많이 줄어든다. 한국(-16만 대)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 한국의 미국 수출 대수는 72만 대였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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