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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로 변신한 김용의, WBC 재연한 봉중근의 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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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열린 봉중근 은퇴기념행사. 왼쪽부터 KIA 김주찬, 김기태 감독, LG 봉중근, 류중일 감독, 박용택. [사진 LG 트윈스]

28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열린 봉중근 은퇴기념행사. 왼쪽부터 KIA 김주찬, 김기태 감독, LG 봉중근, 류중일 감독, 박용택. [사진 LG 트윈스]

재치있고 멋진 시구였다. 봉중근(38)이 은퇴 경기에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이치로 견제 굴욕'을 재현했다.

봉중근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12년 간의 KBO리그 생활을 정리하는 은퇴식을 치렀다. 지난 19일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밝힌 봉중근은 경기 전 간단한 기념 행사를 치른 뒤 시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봉중근의 시구는 현역 시절 봉중근과 배터리를 이뤘던 김정민 LG 코치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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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이 마운드에 오른 사이 LG 더그아웃에서는 김용의가 나와 1루로 향했다. 봉중근은 세트 모션으로 공을 던질 준비를 하다 1루로 견제구를 던지는 척 했다. 김용의는 재빨리 1루로 돌아온 뒤 다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2009 WBC 당시 이치로를 상대한 봉중근.

2009 WBC 당시 이치로를 상대한 봉중근.

봉중근이 2009년 WBC에 출전할 당시 견제동작으로 일본 간판 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묶어놓았던 장면의 패러디였다. 퀵모션이 빠른 봉중근은 당시 1루에 공을 던지지 않고 견제동작을 취하기만 했지만 이치로가 두 번이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로 귀루하게 만들었다. 한국 팬들은 당시 이치로를 절묘하게 흔든 봉중근에게 안중근 의사를 빗댄 '봉중근 의사'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봉중근은 경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별명이 '봉의사'다. 대대로 물려주고 싶은 영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용의에게 견제동작을 취한 봉중근은 김정민 코치에게 정확하게 공을 던졌다. 이후 감사인사를 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1루측 LG 관중석에선 따뜻한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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