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싱 미 홈서 "넉아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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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애틀랜틱시티=뉴욕지사 장훈 기자】미국선수와 심판, 그리고 관중이 3위 일체가 되어 일방적으로 한국복싱을 두들겨 88올림픽 때의 불만을 뒤늦게 터뜨렸다.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의 트럼프캐슬호텔 특설 링에서 벌어진 제3회 한·미 아마복싱대회 1차전 11체급 경기에서 한국팀은 미국 측의 편파적인 심판판정과 2천여 관중들의 광적인 함성 속에 석연찮은 실격패를 당하는 등 일방적으로 몰린 끝에 2승9패로 참패했다.
한국은 첫 번째 출전한 라이트플라이급의 김오곤(21· 상무)이 「마크·존슨」을 맞아 선전, 2-1로 판정승을 거두어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이어 벌어진 플라이급대전부터 열세에 몰린 한국은 미국선수를 광적으로 응원하는 관중들과 미국심판들의 일방적인 경기운영으로 4개 체급이 연속 RSC와 실격패를 당했다.
특히 5번째 경기에서 라이트급의 홍성식(서원대)은 「리처드·암스트롱」과 치열한 난타전을 벌여 2회까지 앞서나갔으나 3회 1분39초쯤 「윌리엄스」주심이 『심판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돌연 실격패를 선언, 다 이긴 경기를 어이없이 놓치고 말았다. 「윌리염스」주심은 홍선수가 상대방을 시종 코너에 몰며 공격을 가하자 계속 『브레이크(떨어져라)』를 외치며 제지, 홍선수가 계속 밀어붙이자 연거푸 파울을 선언하다가 끝내 경기를 중단시킨 것.
서울올림픽 후 처음으로 맞붙은 스포츠 종목 중 신년벽두부터 복싱이 참패당하자 교포들은 많은 종목 중 하필이면 왜 말썽 많은 복싱단을 첫 주자로 내보냈는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 서울올림픽에서 금2·은1·동메달1개로 미국(금3·은3·동메달1)에 이어 2위를 차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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