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아이 둔 엄마다” 소비자는 왜 ‘미미쿠키’에 분노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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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쿠키가 과거 판매했던 쿠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미미쿠키가 과거 판매했던 쿠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대형마트에서 파는 제품을 재포장해 유기농 수제 쿠키라고 속여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최근 문을 닫은 충북 음성의 ‘미미쿠키’에 소비자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미미쿠키는 재포장 의혹이 불거진 지 이틀째인 27일에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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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쿠키는 쿠키류 등 제품을 판매하면서 “방부제·유화제 무첨가 제품”이라며 “제품을 전부 수제로 작업한다”고 홍보했다. 이들은 “저희 아이도 먹는 소중한 쿠키인 만큼 정성 다해 건강하게 찾아뵙겠다”라고도 했다. 입소문은 온라인을 타고 금세 퍼져나갔다.

미미쿠키 쿠키세트 9차 판매예정글에 올라온 사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미미쿠키 쿠키세트 9차 판매예정글에 올라온 사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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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쿠키는 대형마트 제품을 사들여 온·오프라인상에서 수제 쿠키인 것처럼 판매하면서 이 제품들을 식힘 틀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직접 만들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인 연출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미미쿠키가 판매하는 쿠키들이 진짜 수제 제품일 것이라 믿고 구매했다고 한다.

믿었던 만큼 소비자들의 배신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는 미미쿠키를 구매했던 소비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댓글들을 소개한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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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유기농’이라는 말만 믿고 모유 수유하면서 (미미쿠키에서 만든 제품들을) 힘들 때마다 열심히 먹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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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피부 아토피가 너무 심해 과자와 빵을 못 먹게 했는데 그걸 안타까워하던 사촌 언니가 주문해준 게 당신이 사기 친 제품이다. 그거 먹고 피부 뒤집어지기 시작했는데 언니가 ‘유기농이고 직접 만들었다’해서 아니겠지 했다. 그거 먹이고 3개월을 피부 전문병원 전전하며 (아이를) 치료하고 진물 나는 내 새끼 안고 밤에 울었다”

“엄마가 유기농이라고 해서 (미미쿠키를) 먹게 됐다. 그런데 먹고 설사에 아토피 올라오고. (사건이 터진 후) ‘잘 보고 살걸’ 하면서 미안해하는 엄마 보는 게 더 속상하고 화난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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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쿠키 근처 사는 게 행복하다 생각한 만성면역체 질병 루푸스 환자다. ‘내 피부가 왜 이렇게 안 좋아질까’를 매일 고민하며 피부과를 다녔는데 그게 당신의 빵 때문이었다니”

이처럼 미미쿠키를 구매했던 소비자 중에는 아토피 피부염 등 피부 질환자들이 있었다. 혹은 피부 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이들이 구매했다. 조금이라도 건강한 제품을 먹기 위해서, 먹이기 위해서였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이제는 “믿고 먹었는데 먹을 거로 장난을 칠 수 있냐”며 분노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미쿠키 업주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 글도 올라온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미미쿠키에 대해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보고 있다. “사람을 고의로 속여 착오를 일으키게 해 비싸게 사게 한 것은 전형적인 사기죄”라는 설명이다.

관할서인 충북 음성경찰서는 27일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언제부터 제품을 속여 판매했는지 등 이 업체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사기나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가 드러나면 업주 부부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미쿠키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먹거리를 속여 판 만큼 사기죄 등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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