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색깔론」으로 설왕설래|민정사무처국장급 인사에 불평·반발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당은 온건개혁">
○…김대중 평민당총재는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서울시장 후보문제와 관련한 당내 잡음에 대해『서울시장후보는 당내·외에서 적임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해 이재근총장의『당내에는 인사가 없다』고 한 발언을 일부 뒷받침.
김총재는 이어 민주당측이 보수개혁을 주창하고 나선데 대해 『우리당은 온건개혁』이라며 『자유경제와 사회정의 양쪽의 강점을 다 받아 들이고 있다』고 설명.
김총재는 또 평민당이「사회주의 인터내셔널(SI)」에 업저버 자격으로 가입을 추진중이라는 얘기에 대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당내에서 논의된 일이 없다』며 평민당이 사회주의정당처럼 비춰지는데 일단 경계심을 표하고 『다만 당내 한 두 간부사이에 우리당이 중도개혁정당이고 좌파도 있고 우파도 있으니 업저버들 보내는 것이 어떠냐는 사적인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소개.

<"평민색깔 드러났다">
○…민주당은 평민당의 사회주의 인터내셔널 가입 타진설에 대해 일체 공식논평을 피하고 있으나『평민당의 색깔이 점차 드러나는 게 아니냐』는 반응.
6일 저녁 이 소식을 들은 김영삼 총재는 『이사람들 봐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인데 평민당이 일단 부인하고 있어 언급을 자제.
신상우 의원은『그럴리가 있겠느냐. 급진성향으로 보일것은 모두 거둬들이고있는 모양인데…』라며 의아해 했으며 김총재의 한 측근은『우선 애드벌룬을 띄우고 여론의 반응을 보아 치고 빠지는 평민당의 작전 아니냐』고 해석.

<혁신정당 출현 바람직>
○…당의 색깔론을 강조해온 공화당의 김종필 총재는 7일 평민당의 SI(국제사회주의연맹) 가입추진과 민주당의 「개혁적 보수노선」천명에 『바람직한 일』이라고 논평.
김총재는 『그렇게 자기 색깔을 분명히하며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고 신뢰와 책임을 갖고 국정을 담당해 가야한다』며 『그런면에서도 내각제가 바람직한 귀결』이라고 주장.
김총재는 특히 민주당이 공화당과 같은 「보수와 개혁」을 추구해가려는데 대해 『요당으로서 환영한다』며 『요당이란 우당보다는 존경과 우정·신뢰가 깃든 표현』이라고 설명.
김총재는 혁신 정당 출현 가능성에 대해 『그것도 색깔론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것』이라며『그렇게해서 공존하며 발전해가야한다』고 강조.


○…민정당의 박준규 대표위원은 7일 오전 취임후 처음으로 지역구인 대구에 내려가 도지부·시청·시경·병원등을 방문하고 격려.
이날 박대표의 귀향에는 김윤환 총무·이승윤 정책위의장·김중권 사무차장·최재욱 의원등 당직자들이 대거 수행했는데 이 정책의장을 빼고는 TK(대구·경북출신)일색이어서 일부에선 『TK 단합대회하는 거 아니냐』고 한마디씩.
당의 한 관계자는 『당이 입만 열면 지역감정이 큰일났다고 하면서도 동향출신 일색으로만 움직인다』며『박대표의 금의환향도 좋지만 TK만 갈 것이 아니라 골고루 수행하면 그것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
한편 민정당은 이날 오전 당사식당을 개조해 마련한 「민정상담실」의 현판식을 갖고 월2회 주요당직자가 직접 상담에 나설 계획.
당사 주변에선 『벌써부터 재야가 이곳에 사무실을 차릴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고 있는데 이종찬 총장은 『누구든지 환영』이라고 여유.

<사무총장의 사당이냐>
○…6일 실시된 사무처 국장급 인사를 둘러싸고 반발·불평이 잇따르는 등 민정당엔 전에 없이 인사잡음이 무성.
특히 이번 인사는 이종찬 사무총장이 혼자 극비리에 작업하여 전격적으로 단행한 첫 작품인데 한때 이총장직계인사로 지목돼 『물먹었다』고 소문났던 일부인사들이 요직에 발탁됨으로써 구설수.
이를 두고 당내에선『드디어 이종찬부대가 당을 접수했다』『이게 민정당 인사냐, 종로지구당 인사냐』고 비아냥거리는가 하면 『이 총장의 사당화』라고 비난.
이번 인사에서 크게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평가받고있는 한 인사는 발표된 인사원칙중 「향후 정치일정에 대비」라는 대목을 들어 『누구의 정차일정에 대비한 것이냐』며 노골적인 성토를 했고 이같은 주장에 다수가 동조.
김창지 노동전문위원의 경우 후임자리도 마련해주지 않은채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신규발령해 사실상 해임 조치한 형식이 됐는데 뒤늦게 말썽이 나자 「3개월후 노동부로 복귀」 를 구두약속하는 등 해프닝까지 연출.

<조간 사절결정에 고심>
○…외무부는 7일 「히로히토」(유인)일왕의 서거소식이 전해지자 오래전부터 예정된 일 이어서인지 특별한 움직임 없이 사무적으로 정부에서 해야할 일을 챙기는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
이날아침 8시쯤 주일한국대사관으로부터 일본정부의 공식발표내용을 보고 받은 외무부는 우선 대통령·국무총리·외무장관이 각각 조전을 보내기도 하는 한편 주한일본대사관측에 일본정부의 장례 및 조문절차를 문의하고 일단 일본정부의 구체적인 절차내용을 통보받은 후에 조문사절단구성 및 주한일본 대사관저에 마련될 분향소에 찾아갈 정부측 조문인사의 수준을 결정할 예정.
이재춘 아주국장은 『일본의대상의 관례가 서거후 45∼50일 사이에 장례식이 치러지는 것이기 때문에 조문사절단은 국제적인 관례와 국민반응을 보아 결정하게 될것』이라고 했는데 노태우 대통령이 직접 조문사절로 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
다른 관계자는 『일본은 가장 가까운 우방이기 때문에 감정으로만 대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국민반응도 무시할수 없기 때문에 매우 미묘하다』며 『시간을 두고 이문제를 결정해야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여운.
한편 8일로 예정된 최호중 외무장관과의 한일외상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것이란 관측.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