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다리 닮은 이 식물…피부 주름 없애는 화장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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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인 낙지다리. [사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인 낙지다리. [사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피부 주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수생식물 ‘낙지다리’를 원료로 화장품이 개발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애경산업과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생식물 ‘낙지다리’ 추출물을 활용한 피부 주름 개선 화장품을 개발한다고 27일 밝혔다.

돌나무과의 다년생 식물인 낙지다리(Penthorum chinense)는 못이나 도랑과 같은 습지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이다. 열매가 붙은 모양이 낙지의 다리를 닮았다고 해 낙지다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한반도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몽골, 러시아 등에 주로 분포하며 7~8월에 꽃이 핀다.

낙지다리는 오래전부터 ‘수택란’이라고 불리며 부종·대하증·타박상 등의 치료에 사용됐다.

주름 만드는 효소 활성 억제

낙지다리 [사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낙지다리 [사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런 전통지식에 기반해 낙지다리의 생리활성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낙지다리 추출물이 정상 세포의 주름을 만드는 요인인 교원섬유 분해 효소(MMP-1, Matrix Metalloproteinases-1)와 탄력섬유 분해 효소(Elastase)의 활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올해 5월 17일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또, 인체 안전성을 확인한 뒤 미국화장품협회(PCPC)에 화장품 원료로 등록을 마친 상태다.

김상청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산업화지원연구부장은 “낙지다리 추출물이 국제적인 화장품 원료로서 인정받고, 화장품 업계에 경쟁력 있는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향후 낙지다리의 안정적인 소재 확보를 위해 대량생산할 수 있는 후속 심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름 개선 화장품 출시되면 로열티 받아

낙지다리 기술이전 계약 체결식. [사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낙지다리 기술이전 계약 체결식. [사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애경산업은 지난 20일 ‘낙지다리’ 추출물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화장품 개발에 나섰다.

애경산업는 이번 특허기술을 이용해 피부 주름 개선과 관련된 기초 화장품을 개발할 예정이며, 2020년 내로 상용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특허기술 사용에 대해 로열티(기술이전 사용료)를 받게 된다.

서민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성과는 수생식물을 활용한 소재 개발이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산업체와 연구기관이 협업으로 그 가치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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